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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북한농업 개선위한 해결방안“캄보디아 농업기계화 모델 염두둬야”

북한 농기계지원…장마당 시장구조 감안한 지원사업으로 설계돼야
영유아 영양결핍 심각…농기계교류협력 앞서 인도적 지원 우선해야

남상일 한국농업기계학회 정책위원장

북한은 지난 6월12일 이루어진 북미회담으로 방향전환의 계기를 맞게 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다양한 선택과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향후의 전개양상에 대한 예측이 제한적이다. 기초적인 자료만을 보더라도, 북한의 농업과 식량문제는 그 해결을 위해서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단순히 외부의 지원만으로 해결되기 곤란한 문제이며 결국은 그 내부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남측에서 북한의 농업과 식량문제 해결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결국 북한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는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기본적인 구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이후에 산업적 협력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의 경제와 농업상황은 1995년경 구 소련과 동구권 공산국가들의 몰락을 시작으로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던 비극적 고난의 행군은 현재에도 언제가 그 끝일 것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림 1>은 북한 생산 곡물류의 총재배면적과 총생산량의 변화 추이를 1960년대부터 2016년까지 나타낸 것인데 1995년경을 전후하여 북한농업의 위기상황이 잘 나타나 있다.
북한의 곡물류 총재배면적은 1993년 대비 2000년에는 17% 감소했으며 총생산량은 73% 감소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대혼란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에는 탈북민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당시의 상황을 전해 듣고는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비교 사례로서 캄보디아의 경우를 조사해 보도록 하겠다. 캄보디아 역시 폴 포트 정권시기에 발생했던 비극적 상황으로 인해 농업생산이 극단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을 겪은 바 있다. <그림 2>는 캄보디아 생산 곡물류의 총재배면적과 총생산량의 변화추이를 1960년대부터 2016년까지 나타낸 것이다.


캄보디아의 대 혼란기였던 197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자료를 보면 1970년 대비 1974년에는 총재배면적의 75%가 감소했으며 총생산량은 82%가 감소했다. 국토면적이 감소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농업생산이 혼돈의 상태로 빠져 든 것은 당시의 사회적 혼란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대혼란은 1974년 이후 30여 년이 지난 2004년경에야 비로소 1970년경의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05년 이후 캄보디아의 농업은 폴 포트 정권 이전의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쌀 100만톤 수출을 위해서 전략적인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북한의 경우를 비교하면, 북한의 농업이 가장 깊은 혼란에 빠졌던 1996년 이후 20년이 지난 2016년의 농업상황은 혼란기 직전이었던 1993년과 비교했을 때 총재배면적은 비교적 많이 회복하여 1993년 대비 82%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으나 총생산량은 아직도 5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도 농업분야에서 고난의 행군은 진행 중이라는 의미이다. 그 원인은 농업생산의 기술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실질적인 원인과 해결책은 현장에 대한 조사연구가 수행되어야 분명해질 것이다. 북한의 농업을 혼란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30여 년이 걸렸던 캄보디아의 농업회복과 비교해보아도 앞으로 거의 10년의 시간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북한농업의 현상과 북한현장의 사회구조를 이해하고 추진되는 지원사업은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나 즉흥적인 생각과 막연한 기대심만으로 추진하는 지원사업은 예산의 낭비와 북한사회와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사회는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은 장마당이라는 시장구조가 그 가운데에 있다. 필자가 만났던 북한 인사의 말에 의하면 고난의 행군 당시 오직 먹고 살기 위해서 장마당에 나섰지만 이렇게 모인 장마당이 활성화되는 기간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1997년에는 이미 장마당이 활성화되었을 뿐 아니라 2002년부터 북한당국은 장마당에 대한 단속을 아예 포기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파급력은 이제 북한경제를 유지토록 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다. 정책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북한에서도 장마당은 2003년부터 합법화되었으며 개인과 기업소의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방침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2009년 화폐개혁의 실패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여전히 신뢰의 문제를 남겨 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상호간에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어야 자생적인 성과물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농업의 기계화에 관한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도 공동이용사업의 경우 진행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으나 소유와 작업에 관한 권한이 명확한 임대 사업의 경우는 그 진행이 원만한 것을 목도한 바 있다. 사회주의 체제인 캄보디아에서도 농촌 노동력의 부족현상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농업의 기계화가 매우 시급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농촌의 노동력 부족문제는 농기계를 소유하고 있는 임작업자들에 의하여 상당부분이 해결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현재 농업기계를 이용한 임작업은 나름대로 돈이 되고 지속가능한 사업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장마당이 작동하고 있는 북한사회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북한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 내부에 새로운 이해당사자와, 새로운 이해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농업회복을 위하여 지원을 하고자 한다면 현장조사를 통하여 이러한 사회적 이해관계에 주목하면서 지원사업을 설계해야 한다.

북한의 농업문제에 대한 현상적 접근 이전의 문제로서 북한 동포들의 영양결핍의 문제는 그 어떠한 관점보다도 우선적 접근이 필요한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다. 2013년 캄보디아의 인당 1일 단백질 섭취량은 약 65g/일이며, 이중 동물성 단백질은 약 20g/일 수준이다. 그러나 북한의 2013년 인당 1일 단백질 섭취량은 약 55g/일이며 동물성 단백질은 약 10g/일에 불과하다. 건강유지에 중요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량 수준이 캄보디아의 절반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군사적인 문제로 인해 쌀 등 주식에 해당하는 식량의 지원이 조심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은 나름대로 이해가 가는 일이기는 하지만 북한 영유아들에 대한 영양지원은 그 어떠한 문제에 우선하여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분야이다. 남한에서 과잉상태인 우유를 분유로 가공하여 북한 영유아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는 일은 어떠한 검토의 문제 이전에 매우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우유생산에 종사하는 우리의 낙농가들에게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작은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더욱 고마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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