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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남북 농기계 교류협력사업 효율적 추진방안“북한정책수요 부응 협력사업으로 추진해야”

식량부족해결에 우선순위, 농업기술 패키지형 시범단지 운영 필요
교류협력 단기성과 보다 미래시장 확보위한 중장기전략 마련해야

지난달 6월12일 ‘세기의 회담’이라는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와 안전이 정착되길 고대했을 것이다. 향후 남북간, 북미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된다면, 남북차원의 경제협력과 국제사회의 단계적인 대북지원책들이 모색될 수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교류가 시작되면 식량이 부족한 북한으로서는 식량·비료·농기계의 우선지원과 장기적으로 농업기술과 농업생산기반구축 등 농업협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 농업협력사업 성과 제고방안
북한의 농가인구는 전체인구의 36.8%(2008년)에 달하고, 농림어업 생산액은 GDP의 21.7%(2016년)을 차지할 정도로 농업비중이 크다. 또한 농업은 많은 농촌인구를 부양하고 일자리와 먹거리 제공 등 북한사회를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김정은 정권은 2012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며 농업발전에 역점을 두어왔다. 그러나 자본부족, 체제의 한계와 제도개혁 미흡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부족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 비료·농약·농기계 등 농자재의 부족, 수리시설·농로 등 농업생산기반의 취약, 농업기술의 낙후, 농경지 40% 정도가 축력에 의존할 정도로 낮은 기계화율과 낮은 농업생산성을 들 수 있다. 특히 낮은 기계화율이 농업생산성을 올리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은 1990년대 들어 경기침체와 계속된 자연재해로 인해 식량사정이 악화
되자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했다. 우리나라도 1995년 쌀 15만톤 지원으로 시작해서, 종자, 비료, 농약, 비닐하우스, 농기계 및 농기계수리공장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농업협력사업 규모는 2006년 100억원을 돌파한 후 2007년 450억원까지 증가했다가 2010년 5.24조치로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됐다.
대북 협력사업에 관한 연구보고서 등에 나타난 문제점으로는 북한의 에너지·도로·전기·용수 등 생산기반의 취약, 현장접근의 어려움, 남북관계의 불안정성과 제도적 제약이 있다. 한편 남한은 민간지원단체, 지방 및 중앙정부 등 여러 기관에서 주도하면서 단기적·단편적 사업에 치중했고, 북한에 대한 이해부족, 사전준비 미흡, 참여단체들의 농업기술의 전문성취약 등으로 그 사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높았고, 그나마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중단됐다.
남북간 화해분위기가 가속화되고 교류를 재개할 경우, 이미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남북한 모두에 유리할 수 있는 추진방안과 전략이 강구돼야 한다. 우리보다 오랫동안 대북협력사업을 추진해왔던 국제기구의 경험과 노하우,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먼저 향후 효과적인 농업교류 협력사업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개발요구와 정책수요에 부응하는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북한이 유엔과 공동으로 합의한 ‘유엔전략계획(UN Strategic Framework) 2017~2021’에는 식량 및 영양안보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쌀·옥수수·감자 등 기본식량의 생산증대와 수확후 손실을 줄이고, 먹거리 다양화와 농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채소·과일·축산물 등 생산 품목을 늘렸다. 따라서 향후 대북 협력사업은 식량부족 문제해결에 필요한 농기계·종자·비료·농약 등 농자재 공급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둘째, 작목별 재배에서 수확후 관리에 요구되는 농자재와 농업기술을 포함한 패키지형 농업협력모델을 투입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생산기반이 양호한 지역에 우수한 국산농자재 투입과 함께 재배관리, 수확후 관리기술까지를 전수하는, 즉 시범단지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북한 농업인이 남한의 농자재와 농업기술을 이용해 생산량 증대효과를 경험하고, 이 같은 성공적인 모델을 확산해 나가감으로써 투자효과를 높여야 한다. 시범단지는 학생과 농업인들의 기술교육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농기계활용 농작업모습

◇ 북한의 농업기계화사업의 성과 제고전략
최근 북한 노동신문의 농업기사에 의하면, 김일성종합대학 평양농업대학, 원산농업종합대학, 농기계공업관리국 농기계연구소 등에서 개발한 종합토양관리기계, 안개분무기, 회전팔식 풀모으는기계, 이동식 벼 종합탈곡기, 직류비빔식 강냉이탈곡기, 종합밭갈이기계와 후치기, 논두렁짓는기계, 물절약형 논수평갈이보습, 벼·밀·보리 종합씨뿌리는기계, 강냉이뿌리뽑는기계, 트랙터 분무기, 소형이동식종합탈곡기, 두둑갈이기계(전갈이·써레치기·두둑짓기를 한 번에 수행)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연구는 주로 트랙터부착형 경운·정지기, 파종기, 수확기를 개발하고, 에너지절감과 생력효과를 높이기 위해 복합기능·다용도작업기 개발로 구분된다. 1970~80년대 농촌진흥청 농업기계화연구소(現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의 연구주제와 비슷한 점이 많다. 국내 농업기계화 연구는 동력경운기 부착형 각종 소형작업기개발, 트랙터부착형 중대형작업기개발, 자주식 전용작업기와 수확후 관리기계개발, 농기계자동화기술 개발단계로 발전해 왔다. 북한의 농업기계화 발전과정을 시작단계, 성장단계, 성숙단계로 구분할 때, 현재 북한 농업기계화 수준은 시작단계에 있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식량생산량의 증대방안에는 재배면적의 확대, 단위면적당 수확량증대, 수확된 농산물의 수확후 손실감소 등이 있다. 재배면적확대는 북한의 지형특성상 경사지 개간을 통해 가능한데, 이는 토양유실과 자연재해를 초래하므로 북한당국도 1990년대 중반이후 이를 중단했다. 단위면적당 수확량증대는 이모작(북한에서는 두벌농사로 칭함) 면적확대(경지이용률 증대)와 비료·농약·농기계 등 농자재투입을 통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수확후 손실감소는 적기에 수확하고 안전하게 저장 및 가공이 필요하다.
이들 농법도입은 북한의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국제사회의 원조 또는 경제협력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북한의 농업기계화사업에 참여하면, 북한의 농업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내 농기계산업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북한의 농업기계화사업에 참여를 전제로 한 효율적 추진방안과 전략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경합 해소에 필요한 이앙기, 파종기, 수확기를 공급해야 한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식량 생산증대를 위해 이모작 확대정책을 추진했으나 생산량증대로 연계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농번기에 노동력 동원에 한계가 있고, 대부분의 작업을 인력에 의존함으로써 적기를 놓치는 것에 기인한다. 논에서는 보리-벼, 밀-벼, 감자-벼 생산체계를, 밭에서는 밀·보리-강냉이, 봄보리-강냉이, 밀-콩, 보리-고구마, 보리-수수, 감자-감자, 봄보리-배추, 강냉이-무, 밀-들깨 생산체계가 보급됐다. 현재 국내에서 활용중인 벼 이앙기와 콤바인, 잡곡수확기, 콩예취기와 탈곡기, 감자파종기와 수확기 등을 남북 경제협력사업 일환으로 북한에 공급하면 노동력부족 해소와  생산성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수확후 관리기계·장비 및 기술을 지원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수확된 작물이 탈곡, 건조 및 보관 전에 3~4주 노지에 방치되므로, 서류·곰팡이·고온과 강우에 의한 곡물의 양적·질적손실이 증가된다. 한 국제기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쌀·옥수수·밀의 수확후 손실율은 16%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FAO, UNDP, 평양농업대학, 김일성종합대학 공동연구, 2014년). 따라서 수확후 관리작업개선을 위한 건조기, 운반차량, 트레일러, 저장고 등의 기계류공급 및 수확후 관리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남북한 공동으로 북한지형에 적합한 밭농업기계를 개발·보급한다. 북한의 밭면적(133만9000ha, 2016년)은 전체 재배면적의 70%로 밭농사의 비중이 높다. 옥수수가 25%, 감자 10%, 채소 10%로 구성되고, 최근 옥수수를 줄이고 감자·콩 등 재배품목을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밭이 경사지에 있기 때문에 기계화여건이 불리하다. 남북한 공동으로 경사지와 소구획 포장에 알맞은 소형·경제형 밭농업기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현재 수행중인 밭농업기계개발 연구사업과 연계하면, 기술개발과 실용화보급에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농기계생산 합자회사 설치 등 북한의 미래시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개방화되면 중국·일본 등 주변국들의 대북 농기계지원은 물론 생산공장 투자협력사업 제안이 증가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남한이 북한과의 농업협력을 독점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남북 교류협력사업 재개를 통해, 우수한 국산농기계의 공급과 농업생산성 증대, 남북간 신뢰구축 과정을 쌓고, 공동생산 형태로 확대해 가야 한다. 특히 작업성능에 못지않게 고품질과 내구성을 갖춘 농기계를 공급해야 한다. 잦은 고장과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한다면, 우리 농기계에 대해 신뢰성을 주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북한 시장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사회가 개방화·산업화·도시화되면 농촌의 청장년들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도시나 산업단지로 이동할 것이다. 농촌의 노동력부족 해결과 식량의 안정적생산 차원에서, 농업기계화는 북한의 핵심정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북한은 내부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국제사회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차원에서 남북간 경제협력 확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향후 대북 협력사업은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지 말고, 초기의 인도적 지원에서, 북한에서의 생산투자확대, 시장선점 단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수립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농축산기계신문  webmaster@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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