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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북한 농업기계화 현황 및 접근방법“북한 농기계산업 연구 즉시 착수해야”

과거 북한정보 대부분 단편적…상당한 수준의 기술개발능력 갖춰
북한 국가경제개발 전략 집중분석필요…신뢰할 DB구축에 힘써야

냉전시대의 마지막 종식을 알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농기계분야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막연하게 논의되었던 남북간의 농기계분야 교류협력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을 알리는 회담이라고 평가한다.
우리 농기계분야는 2002년에서 2008년 사이에 대북교류 경험이 있지만 내용을 보면 교류협력이라기 보다는 일방적 지원이었다. 당시 농기계 대북지원을 돌이켜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민간단체들이 주도했고 농기계분야에서 농기계조합과 몇몇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그 결과 7년에 걸친 대북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파악하는 북한의 농업과 농업기계화 현황은 캄캄한 상황이거나 1980년대에 확보됐던 북한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에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탈, 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이 꾸준히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왔고 자유아시아방송이나 NK조선 등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북한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농기계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적었으며 단편적이었다.

대북지원을 하면서 북한의 농업기계화 정보를 축적하지 못한 것은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해야하는 시점에서 뼈아픈 사실이다. 또한 당시의 강렬한 북한 농업기계의 이미지는 오늘 남북교류를 대비하는 시점에서 도움이 되기보다는 잘못된 정보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북핵문제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 않은 뉴스를 소개하면, 북한은 김정일 통치기부터 과학기술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2009년 광명성2호 발사 성공이후 지식경제시대를 강조하면서 2012년에 새세기 산업혁명을 통한 강성국가를 주장했고, 인재양성을 위해 11년제 교육제도를 12년 의무교육제도로 연장시키고 2017년 제7차 노동당대회 이후에 국가경제발전5개년 전략을 제시하고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 과학계 지원확대. 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 국방과학기술의 민간이전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 개발에서 얻은 첨단국방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사례는 그 이후 김정은이 금성트랙터종합공장,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 평성자동차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유연생산체계도입, 생산공정의 로봇화 등을 도입해 생산비절감을 지시하는 모습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이 2016년 개발한 천리마804트랙터는 외모에 있어서 첨단트랙터로서 손색이 없으며 성능 역시 우수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 근거는 천리마2000(2002년 개발추정, 60마력)의 경우 개발 이후에 보급이 미미했던 것에 비해 천리마804는 현지지도 이후 2017년에 대규모 진출식을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하고 2017년과 2018년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부착작업기들이 다양하게 출품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농기계산업은 에너지와 공작기계 및 자재가 부족한 것이지 기술이 낮아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이해 북한이 경공업제품을 수출해 외화벌이가 가능해지고 해외로부터 비료와 식량수입이 자유로워진다면 북한의 식량문제는 한순간에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의 식량자급율은 이미 90%를 넘고 있는데 이는 남한의 식량자급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북한이 경제제재를 벗어나고 외부의 투자를 받아 경제에 주력한다면 식량공급은 단순하고 해결하기 쉬운 문제일 것이다. 북한의 농업문제는 황폐화된 토양과 산림의 회복이라는 장기적 문제도 있겠지만 30%를 넘는 농가인구를 어떻게 줄이면서 농업을 기계화할 것인가로 판단된다. 또한 북한의 산림복구사업이 남북간 첫 번째 사업으로 추진된다고 하는데 북한의 단편적 소식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김정은 이후 산림녹화를 위한 육묘장 건설과 식목작업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으며 일부 시군은 2~3년 이내에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미 부분적인 사유재산을 허용하고 자본주의적인 경쟁을 도입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텃밭이다. 2012년 소위 ‘허리띠 공약’을 발표한 김정은은 협동조합과 가족분조를 통해 식량증산과 함께 원예, 축산, 수산물의 생산을 위해 농업경제특구를 이미 지정해 운영하고. 6.28조치를 통해 시설원예면적을 빠르게 증가시키는 상황이며 협동농장도 책임경영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의 식량부족문제에 있어 쌀과 옥수수 생산량을 근거로 문제 삼고 있는데 정작 북한은 식량작물과 함께 축산물, 원예작물, 수산물의 생산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을 식량곡물 차원을 벗어나 원예와 축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올바른 남북 농기계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그동안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원인이 비료부족과 노동력부족으로 제 때에 경작하지 못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북한은 식량증산을 위해 두벌농사(이모작)와 시설원예를 권장하는데 성과를 거두려면 이모작의 경우 앞선 작물의 수확과 뒤에 심는 작물의 파종·이앙이 겹치는 순간에 발생하는 노동피크 대책이 필요하며 시설원예의 경우 북한식 온실의 사진을 통해 판단할 때에 다양한 피복재와 골조재 및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결국 북한의 농업생산 증대를 위해서는 비료와 함께 농업기계 보급과 적절한 시설농자재 공급이 관건으로 판단되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당국의 의지와 정책일정이 중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6월11일 노동신문이 북한의 자주권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의사결정에 참견하고 강요하지 말 것을 주장했는데 이런 주장은 남북간 농기계교류에서도 원칙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에 여러 논점이 있겠으나 첫째,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은 북한정권의 붕괴상황에서 교류가 아니라 비핵화를 통해 외국의 제제를 풀고 사회주의 경제를 구현하는 상황이라는 점이고, 그들은 자주적으로 판단하면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북한은 안정적인 정치체제유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경제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2011~2020)은 중요한 자료로 판단되며 이 전략에 명시된 7개의 농업기지에 대한 집중적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북한의 농업현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남북간 교류협력이 되려면 북한농업과 농기계설계, 제조를 포함한 농업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상호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얻게 될 북한농업에 대한 정보는 해석하는데 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언론에 공개되는 지역과 협동농장이 북한의 농업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시행된 UNDP의 북한농업현대화지원사업과 적십자사에서 추진하는 북한 농기계지원사업 보고서는 현재로서 중요한 참고자료로 판단된다. 농기계산업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의 농기계시장만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과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농기계산업은 생산시설에 대한 지원만 된다면 상당한 수준의 기술개발능력을 갖추었을 가능성이 높다. 상호간의 장단점을 냉철하게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 이유는 북한에서 농기계산업의 비중과 의미는 우리보다 높고 중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셋째, 남북한 교류협력과제에 대해 여러 보고서들이 이미 존재하지만 그 중에 대북지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교류협력부분이 대부분 10여년전 상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판단되며 전면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남북간 평화시대에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북한시장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이를 토대로 한 새로운 경제도약이어야 한다. 북한의 농기계시장은 이미 중국의 농기계시장과 매우 밀접한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에 새로운 시대는 북한만이 아니라 만주시장과 몽고시장, 연해주시장을 쉽게 접근하게 할 것이다.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과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은 차분하게 구체적으로 남북간의 농기계분야 교류협력을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준비해야 할 첫 번째는 남북간 농업교류협력의 추진체계 구성과 운영이며, 둘째로 구성된 추진체는 빨리 북한의 농업과 농기계 및 자재산업의 현황에 대한 신뢰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건변화에 따른 교류협력과제를 정하고 일정을 준비하는 일일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농업의 상황이 막중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팜보급, 밭농업기계화, 4차산업혁명대응 및 농기자재의 수출산업육성과 같은 기존의 중점과제에 북한농업이라는 과제를 추가할 것이 아니라 남북한 경제공동체 또는 범위를 좁혀 농업공동체를 가정하고 일방적 지원과 판매가 아니라 상부상조와 경쟁할 수 있는 높은 차원의 한반도 농업정책이 우선되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공교롭게도 현재 우리가 추진하는 주요정책 중에 북한과 크게 다른 항목은 농기자재의 수출산업화뿐이다.
북미협상과 후속조치 이행에 있어 아직도 많은 변수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국제적 여건과 당사자의 진정성을 고려해 볼 때에 정부차원의 대북 교류협력의 원칙이 제시되기 이전이라도 농기계산업분야는 북한의 농업과 농기계산업, 농업기계화구조에 대한 연구를 즉시 착수할 필요가 있다.

농축산기계신문  webmaster@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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