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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밭농업기계 연구개발동향“현장 맞춤형의 밭농업기계 개발에 역점”

밭작물 전과정기계화 선도단지 육성, 신기술 시범사업 보급확대
현장수요자·산학연 참여 공동프로그램, 기반경지정리 뒤따라야

최 용 국립농업과학원 밭농업기계화연구팀장

최근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이에 앞으로 통일이 된 한반도의 농업에 대한 생각도 해 봐야할 때인 것 같다. 앞서 지난 3월 ‘미래의 농업, 아름다운 농업’이라는 뜻을 갖는 제3회 미농포럼(Minong Forum)이 ‘농업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여기서 특별 강연한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Jim Rogers)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할 한반도의 농업은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농업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한반도의 정세와 농업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보유한 우수한 농업과학기술을 농업현장과 결합하여 짧은 시간에 현장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면 우리 농업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산물생산에 있어 기계화는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쌀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벼농사 중심의 농기계를 개발·보급하여 기계화율 97.9%를 달성한 저력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쌀이 과잉생산 되고 있어 쌀의 수급불균형 해소와 밭작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밭작물 중심의 논 이용 타작물재배 전환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농촌인구 감소와 더불어 고령화와 여성화에 따른 노동력부족 등으로 밭농업 기계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벼에 비해 밭작물을 생산하기 위한 기계화는 58.3%로 현저히 낮으며, 특히 파종·정식·수확 기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처럼 밭농업 기계화율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로는 농가와 생산업체의 영세성과 작물의 재배양식이 다양하고 저조한 밭 경지정리율 등의 밭농업기반 미흡을 들 수 있다.

주요 밭작물 재배농가 중 0.3ha 미만의 농가가 90% 로 밭작물 재배규모가 작아 농기계 개별구입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밭농업기계 중 논 농사에도 공용으로 사용되는 경운·정지, 재배관리 작업의 기계화는 완성단계이나, 파종·정식·수확 작업은 작물 특성상 전용 작업기를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기계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이 영세한 생산업체에서는 다품목이며 소량인 밭농업기계의 개발과 생산을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밭작물 재배농가 대부분 밭경작 규모가 작으며 경사지가 많고 분산되어 있어 기계화에 매우 불리한 실정이다. 또한 작물별 재배기술이 다르며, 동일 작물이더라도 지역별 재배양식과 재배조건이 다양해 농기계의 현장적응성이 미흡하다. 이에 현재 농식품부 주관으로 농기계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밭작물 전체의 요구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 중인 밭농업기계화 촉진대책에 따르면 2022년까지 밭농업기계화율을 7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정부주도의 밭농업기계화 현장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고 정책과 연계해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밭농업기계화 촉진대책에 따라 농촌진흥청 또한 현장 맞춤형 밭농업기계 개발과 표준재배기술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지역 적응성을 강화하고 지역과 현장에 맞는 맞춤형 농기계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와 연계해 농식품부도 영농규모별 농기계임대사업 및 농작업대행 확대정책 시행을 통해 밭농업기계 보급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쌀 재배면적 축소에 따른 논 이용 타작물 전환사업 추진과 작목별 적정 재배면적, 적정 농가수 등을 고려한 주요 농작물을 대상으로 맞춤형 밭농업기계를 적극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추진 중인 밭농업기계화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은 세 가지 방향에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잡곡파종기를 이용한 파종모습
밭작물수확기를 이용해 수수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첫째, 농촌현장 요구를 반영하여 산학연 공동으로 현장 맞춤형 농기계를 개발하고 실용화가 추진된다. 우선 작업공정별 기계화가 미흡한 파종, 정식, 수확 작업에 대한 기계를 중점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감자파종기, 양파정식기, 결속형 참깨예취수확기 등이 올해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또한 여성과 고령농업인이 주로 수행하는 농작업에 대해서도 노동강도를 줄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기술을 적용해 농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성·고령 농업인의 신체조건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기술을 적용한 여성친화형의 소형화, 경량화, 자동화 기능을 갖춘 농기계와 편이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농기계의 개량보완을 통한 작업편이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와 같이 작업단계별 기계개발을 완성한 뒤에 기계화 재배기술과 결합하여 밭작물생산 전(全)과정에 대한 기계화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둘째, 밭작물기계화 적응 재배기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계화 재배기술은 품종과 재배양식 표준화로 나눌 수 있다. 기계 수확 시 수량차이가 적고, 기계화 적응이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여 현장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밭작물 33개 품종이 개발되어 기계 수확용 육성품종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16개 품종을 추가개발해 완료할 예정으로 있다.

또한 밭작물생산 전과정기계화에 적합하도록 재배양식 표준화기술을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까지 콩, 마늘, 양파, 감자, 고구마 등 6개 작물에 대해 재배양식 표준화를 완료하였으며, 주산단지 위주로 표준 재배양식을 확대 보급하고 있다. 또한 2022년까지 양파, 고추, 배추, 인삼 등 4개 작물에 대해서도 재배양식을 표준화하여 농가에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 모델을 조기에 확산 보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논 이용 타작물 전환사업의 일환으로 논에 밭작물을 재배하여 생산성을 증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논콩 다수확 재배기술과 기계정식을 위한 육묘기술 표준화 및 기계수확 적합 고추 재배기술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이 개발된 재배기술은 기계화 추진 시 발생할 수 있는 수량감소를 극복하기 위하여 수량감소 요인을 분석하고 생산성저하 요인별 대응 가능한 재배법을 현장 실증하는 연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셋째, 농업·농촌의 현장 맞춤형으로 개발한 밭농업기계화 기술의 농업현장 실용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현장 적응성시험을 강화하고 있다. 신개발 농기계의 현장 실증시험을 확대하고 농업인을 대상으로 현장평가를 통해 신개발 농기계를 개선 보완하여 현장적응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경북 상주와 강원도 평창에서 주요 밭작물의 파종·정식 기계시연회와 감자 파종기계화 기술평가회를 각각 마쳤다. 오는 10월에는 밭작물 기계수확을 위한 평가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작물별 현장연시회를 통해 현장의견을 수렴하여 신개발 농기계의 현장적응성을 향상하고 있다.

또한 현장 맞춤형 신개발 농기계를 신기술 시범사업 등 정책사업과 연계하여 지역별 현장적응성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별 농가현장을 실증시범장으로 활용하여 신속하게 신기술이 확산될 수 있도록 신기술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고구마, 잡곡, 양파, 마늘 등 주요 작물 전과정기계화 기술의 현장확산을 위한 밭작물기계화 선도단지 육성과 기 개발된 전과정기계화 신기술을 시범 보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발된 밭농업기계화 기술들 의 현장 보급촉진을 위하여 신개발 농기계 중심의 기계화 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하여 현장중심 교육을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와 같이 농촌진흥청에서 추진중인 현장 맞춤형 밭농업기계화 기술들은 개발에서부터 현장 실용화까지 농식품부의 정책과 연계하여 현장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농식품부에서는 현장 맞춤형 밭농업기계화 기술들을 농업현장에 보급 확산하기 위하여 영농규모별 농기계 임대사업을 확대하고 농작업을 대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성능개선 및 신규개발한 밭농업기계를 신기술 농업기계로 지정하여 국내 생산업체의 농기계 개발의욕을 고취하고 고품질 농기계 생산촉진 및 보급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임대사업은 영농 규모가 중·소규모의 농가를 대상으로 기존의 단기 임대사업을 확대하고 주산지 작목반 등 공동 경영체에는 농기계를 정부가 구입하여 1년 이상 장기임대하는 사업을 신설하고 있다. 장기임대자와 임대사업소는 고령농·여성농 등 농기계 조작이 어려운 농가를 대상으로 농작업 대행을 추진하여 밭농업기계화 촉진 및 농기계 이용률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밭농업기계화 촉진은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장 수요자인 농업인의 참여와 산학연 등 관계기관이 협력해야만 밭농업기계화 촉진 및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밭농업기계화 추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밭을 일정 규모화하기 위한 경지정리 등 기반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밭농업기계화 촉진은 밭농업의 지속성장을 견인하고 기계화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밭농업기계화로 우리 밭작물 생산이 정착되고 안정화되어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의 지속성장과 안전한 먹거리 제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밭농업기계화는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무한경쟁에 놓여있는 우리 밭농업을 지키고, 자급률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밭농업기계화의 조기 정착이 농기계산업의 발전과 함께 통일된 한반도에서 어느 지역이든 구분없이 기계화를 통한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과 함께 제2의 농업·농촌 부흥기가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농축산기계신문  webmaster@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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