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정책 헌법에도 명문화
한국은 2012년부터 인증제도 시행, 동영상 제작도

동물복지 인증기준 마련으로 축산농가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고 있는 이준엽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연구사

◇동물복지는 축산업 선진화의 밑거름

가축전염병이 발병할 때마다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 ‘동물의 건강과 복지’이다.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rm Animal Welfare Council)는 동물에게 배고픔·영양불량·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통증·부상·질병으로부터의 자유,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열악한 사육방식을 개선해 쾌적한 사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축산업 선진화는 물론 동물복지 국가로 가는 밑거름이 된다.

동물복지 농장 인증기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 시설·환경·밀도 등 동물복지 인증기준 제시

동물복지는 1970년대 영국에서 ‘동물도 고통을 느끼며 이를 배려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유럽연합(EU)은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에 대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헌법에도 명문화했다.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산란계의 일반 케이지 사육을 금지했고 2013년부터는 돼지의 스톨사육을 금지했다.

국내 동물보호법은 1991년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으며, 지난 2012년부터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농장 동물복지, 즉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에 대한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농장동물에 대한 동물복지를 명문화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 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확대해 왔으며, 2013년 양돈, 2014년 육계를 거쳐 2015년 한·육우와 젖소, 염소농장 및 2016년 오리농장의 인증기준을 만들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제적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면서 우리나라 축산농가 상황에 적합한 사육시설, 사육환경, 사육밀도 및 가축의 건강관리와 같은 동물복지 인증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동물복지 교육 동영상 프로그램

국립축산과학원은 2016 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의 대상 축종이 한우·육우, 젖소와 염소로 확대 시행됨에 따라 농가 이해를 돕기 위해 한·육우와 젖소 인증기준을 담은 동영상을 제 작했다. 이 동영상은 한우· 육우와 젖소가 본래의 습성을 유지하고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고통과 스트레스 없이 자랄 수 있도록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기준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실제 현장 모습을 통해 사육시설과 사육환경, 설비관리, 급이와 급수, 건강관리, 송아지관리, 착유시설(젖소) 등 인증기준을 크게 7개 항목으로 나눠 소개한다. 인증기준에 따르면 송아지 젖을 떼는 시기는 한우·육우는 생후 80일령 이후, 젖소는 생후 50일령 이후로 권장하고 있다.

또 사육단계별로 깔짚과 적절한 면적을 제공하고, 매일 가축을 점검하되 관리자 조치가 어려운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동영상은 이러한 내용을 농가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한·육우 및 젖소를 비롯한 돼지, 산란계 농장의 동물복지 인증기준 동영상은 농사로 누리집 (nongsaro.go.kr, 영농기술 → 농업기술 → 농업기술동영상 → 축산)에서 볼 수 있다.

가축의 환경조건은 어떤 형태로든 가축에게 영향을 끼친다. 가축이 받은 위해의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은 동물복지의 표준인 ‘동물의 행동평 가를 통한 건강상태 점검’이다. 만약 가축의 정상적인 표현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는 물론 궁극적으로 건강이 나빠지게 된다.

또한 가지고 있는 생산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수명 저하로 인한 생산비용이 증가해 농가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농가들이 축사개선 등 각자 농가에 맞는 틀을 개선시켜 정말 가축이 행복해하는 환경을 조성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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