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호반영, 소·돼지고기 부위별 소비불균형 해소기대

내년까지 소규모 가공장 1000개 신설, 연간 2만톤 추가공급

국산조사료의 품질향상과 평가기술 보급에 힘쓰고 있는 성필남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연구사

경제성장과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도 변하고 축산업도 많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축산물 증가와 악성가축질병 등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우리 축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본지는 지속가능한 미래형 축산기술의 현주소를 찾아보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연간기획으로 최신 축산기술 개발실태와 현장실증의 대표성과를 소개한다.

농식품부는 국내 소·돼지고기 부위별 균형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햄, 소시지 등 가공제품을 식육점에서 제조해 판매할 수 있도록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을 신설했다. 그리고 2017년까지 1000개소를 육성해 전문인력 양성과 R&D 투자 확대로 관련 산업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한다는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즉 식육과 즉석에서 제조된 육가공품을 한 자리에서 판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큰 덩어리 육가공품을 분할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업종이 활성화되면 신선육으로 소비할 수 있는 부위와 가공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부위를 모두 소진할 수 있어 저지방 부위 소비확대와 소상공인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식육즉석판매가공업’전환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소규모 가공업소에 적합한 가열육제품, 비가열육제품, 반조리 제품, 발효육제품 등 육제품 제조법을 개발해 보급했다.

육가공제조기술 보급

◇ 소규모 제조업소에서 쉽게 활용가능

국립축산과학원의 육제품 제조법 개발에는 국립축산과학원 외에도 경남과학기술대, 경상대, 전남대, 중앙대 등 분야 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개발된 제조법은 가열육제품 179종, 반조리 및 비가열 육제품 154종 총 353종이다. 이들 제조법은 한 품목씩 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책으로 엮었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국립축산과학원 누리집(www. nias.go.kr), 농업과학기술도서관(lib.rda.go.kr) 누리집에서 PDF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육제품 제조법은 다양화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산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든 기술이다. 특히 초기 확립한 육제품 제조방법은 총 110종(가열육제 품 58종, 비가열육제품 50종, 발효육제품류 2종)으로 소규모 제조업소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화학첨가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했다.

가열육제품에는 프레스햄 30종, 혼합프레스햄 28종이 포함됐고, 비가열육제품에는 한우고기 양념육 10종, 한우불고기 6종, 돼지고기양념육 15종, 돼지고기 불고기 4종, 떡갈비류 15종이 확립됐으며, 발효생햄과 한우홍두깨 ‘로모’ 제조법 등 발효육제품류 제조법도 포함됐다. 이 중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제조법은 13종으로 강화 약쑥, 횡성 더덕, 평창 감자·찰옥수수, 제주 꿩엿 등을 활용한 프레스햄 제품 제조법을 설정했다.

◇ 소규모 육가공 연구회 꾸려

우리나라 육가공품 소비수준은 1인당 연 3.8kg 수준으로 독일과 미국 40kg 이상, 일본 10kg, 중국 9kg에 비해 매우 낮고, 정체돼 있다. 지적된 소비정체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육가공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저하를 꼽을 수 있다.

소규모 육가공업소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법일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6차산업 관심농가와 육가공업소 운영자, 유통업자,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 담당자를 대상으로 ‘소규모 육가공 연구회’를 꾸려 다달이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실습위주 교육과 각 분야 전문가를 활용한 강습회, 국내외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 고부가 발효 육제품 제 조법,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특수제품 제조기술을 습득하는 중이다. 소규모 육가공 전반에 대한 기술을 익힌 뒤에는 전시회, 품평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 저지방부위 소비확대와 일자리 창출효과

지난해까지 국민 1인당 육류소비량은 연평균 1kg씩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급격한 소비량 증가에 비해 우리가 즐겨먹는 요리형태는 구이 등 몇 가지로 한정돼 있다. 이러한 식문화로 소, 돼지고기의 부위별 소비 불균형은 심화돼 산업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소규모 가공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육제품 제조법 보급은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영업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으며, 원료육으로 사용되는 저지방 부위 소비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참고로, 연간 2만톤의 육가공품을 추가 판매할 경우 소와 돼 지고기 저지방 부위의 소비량은 약 1만 7000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규모 가공장 1000개소 신설시 약 3000명의 고용 효과가 유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부  alnews@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