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회전환풍기…우수 내구성·다기능 갖춰 시장공략
시행착오 끝에 재기 발판 마련…“내년 양산화 추진”

“AS가 필요없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설령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실행하기 어렵다. 특히나 농축산 분야에서는 말이다. 360도 회전환풍기를 제조·생산하는 진영하이테크 박만철 대표(사진)는 이 말을 지키기 위해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비록 몸은 고단하지만 농축산인들의 높은 만족도를 보람 삼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농축산가에서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제품 구매 후 판매업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AS가 급한 농축산가에선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없는 불안감이 생깁니다.” 박 대표도 이 같은 고민을 처음부터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큰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은 소중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것저것을 개발해왔다. 축산 분야에서 설치관련 일도 경험했다. 그러던 찰나 기존의 시판된 회전환풍기가 고장이 잦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09년 호기롭게 360도 회전환풍기를 개발했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그해 경기도 좋았다. 귀농인 다수가 돈이 된다는 축산업계에 몰려들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만 진행되는 듯 보였다.

1천여 대의 360도 회전환풍기는 날개 돋은 듯 전국각지로 팔려나갔다. 하지만 박 대표의 장밋빛 스토리는 그리 길지 못했다. 공장에서 시연할 때 문제없던 360도 회전환풍기가 본격적인 가동 시기에 곳곳에서 멈춰 섰기 때문이다.  구입한 클러치 내부의 베어링이 문제였다. ‘아차’ 싶었지만, 때는 늦었다.

“너무나 당황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환풍기를 가동할 6월에 회전이 되지 않고 날개만 돌았습니다. 비싼 비용을 들여 360도 회전환풍기를 구매한 축가의 항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박 대표는 주저앉고 싶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팀을 구성해 전국각지를 돌며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나섰다. 리콜만으로 오롯이 3~4개월이 소요됐다.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리콜을 위한 360도 회전환풍기 외에 이미 생산된 제품이 무려 1천여 대였다. 피해액을 떠나 자신을 믿고 제품을 구매한 축가들에 미안했다.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깨달았다.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완성도라고.’

360도 회전환풍기

박 대표의 신념대로 일곱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지금의 360도 회전환풍기는 각기 다른 축사 환경에 맞게 맞춤형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령 송아지와 성년 소를 키우는 축사에선 바닥의 질고 마름이 다르다. 하지만 360도 회전환풍기를 사용하면 바람세기와 회전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최대 12m까지 바람이 도달해 몇 대 설치만으로도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어 효율성이 뛰어나다. 박 대표는 진영하이테크의 360도 회전환풍기를 타사 제품과 비교하며 팽이를 언급했다. “팽이가 제대로 돌면 올곧게 서 있는 듯 보입니다. 힘이 다했을 때만 비틀거리며 쓰러집니다. 타사 제품은 보기에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쪽에 무게가 집중돼 비틀거리며 회전하는 것입니다. 반면 진영하이테크 개발한 360도 회전환풍기는 감속기에서 모터, 날개 부문까지 중심축을 맞췄습니다. 잘 돌아가는 팽이처럼 내구성이 우수합니다.”

제품 완성도를 앞세운 진영하이테크는 더욱 분주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한우와 낙농업 분야에서 ICT융복합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벌써 ICT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얼팜과 함께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내년에는 360도 회전환풍기의 양산화를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창수  editor77jin@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