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트랙터 최저가입찰이 끊임없는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 내년에도 최저가입찰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농기계대리점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농협은 지난달 종합형업체 본부장들과의 개별면담을 통해 내년도 농기계은행사업과 매취사업에 대한 사전조율을 갖고 내년도 사업물량에 대한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종합형업체 본부장들은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은행사업은 최저가로 진행하되, 매취사업은 최고 응찰가로 처리해 줄 것을 읍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농협에서 제시하는 예가를 기준으로 가장 적게 써낸 업체에게 농기계은행사업 물량분을 몰아주고, 예가 기준 아래에서 최고가를 써낸 응찰가격을 매취사업 가격으로 정해 배분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농협은 정부의 공공구매 물자조달시스템을 준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어렵고, 종전과 같은 최저가 입찰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적정마진을 보장하고 있는 나라장터의 관급공사 입찰방식인 적격심사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심사기준의 업체간 유·불리가 충돌하고 기준마련을 위한 객관성 입증이 곤란함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정정수 농협 자재2사업단장은 “적정마진을 보장하고 있는 관급공사의 적격심사제도는 사회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건설분야 부실공사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제도로, 농기계 입찰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물자조달은 최저가가 기본원칙이기 때문에 농협 또한 정부의 공공구매시스템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의 최저가입찰제도가 농기계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입찰제도 자체만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로 인해 농민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입증된다면 정부의 개입소지가 있겠지만 당장은 어려움이 있다”며 해법마련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한편 농협은 올해 농기계은행사업용과 매취사업용으로 총 1526대를 지역농협에 공급했으며, 지난해 정부융자지원 기준 대리점 판매실적은 8238대, 농협 은행사업분 1290대와 매취사업 판매분 839대를 포함하면 2129대로, 농협의 시장점유율은 25.84%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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