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탈수기, 농민과 면담통해 제품 발굴·개발

문경 축제서 ‘큰 호응’…제품 첨단화 행보 주목

(주)영동농기계 김이한 대표

최근 오미자세척기·탈수기를 개발·보급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주)영동농기계(대표이사 김이한). 경북 안동에 소재한 이 업체는 농산물세척기, 건조기, 마늘파종기·수확기 등의 제품으로 일가를 이루며 농민들과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미자세척기에 비해 ‘오미자탈수기’는 다소 생소하다. 기존에 없던 ‘발굴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타 제품처럼 “항상 농민과 농촌을 생각하며 제품을 양산한다”는 김이한 대표의 경영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

영동농기계의 오미자세척기.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은 문경 등 오미자 생산 지역을 돌며 농민들을 일일이 만나 얘기하고 그들이 어떤 작업에서 힘들어 하고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등을 현장에서 체크했다. 이후 1년여의 개발 끝에 제품을 완성해 낸 것이다. 

지난달에 열렸던 ‘문경 오미자축제’에 이 제품을 처음 선보였는데, 농민들로부터 제품 문의가 쏟아지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농민들이 진정 원하는 제품을 찾아냈고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 그들 앞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을 작업에 적용하면 세척후 바로 포장이 가능하다. 농산물세척기는 농가당 1대 정도는 보유할 정도로 포화상태다. 영동농기계는 2012년 현재의 위치(풍산읍 괴정리 산업단지 6길)로 이전하면서 농기계연구개발실을 만들었고, 이를 중심으로 제품 업그레이드와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오미자세척기의 경우 농산물의 특성을 감안 해 빳빳했던 솔을 부드럽게 하거나 시간당 처리용량을 확대하는 형태로 제품을 향상시켜 가고 있는 것이다. 신제품은 내년 말 내놓을 예정이지만 어떤 제품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영동농기계는 ICT, 무인화 등 제품의 첨단화에도 나서고 있다.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영동농기계는 경북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주관하는 ‘ICRT기반 자동화 농기계 기술개발 및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에 참여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ICRT 농기계는 한국지형 및 밭농업 특성에 적합하고 고령자·여성이 운용하기 쉬운 밭·과수 작업용 스마트 농기계를 말한다.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이고 총사업비는 230억원(국비 100억, 지방비 100억, 민자 30억)이다.

영동농기계는 이 사업을 통해 전혀 다른 제품을 내놓거나 자동으로 작동되는 경운기에 제품을 연결해 운용하는 식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국비 확보 여부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제품 상용화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동 농기계도 나름의 시름은 있다.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고충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는 30~40년 이상 근무한 60대 이상 고령자가 많아 세대교체가 필요한데 젊은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인력난을 겪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동종업체들과 기술·가격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갖추고 유지하는 것이다. 영동농기계는 녹록치 않은 국내 여건속에서도 수출실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지난해 농산물건조기를 인도네시아에 6대 수출했고 올해에는 20대를 수출했다. 영동농기계는 1962년에 설립돼 50여년 이상 이 업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기업이다. 저력있는 이 업체가 향후 어떤 제품을 내놓고 농민들의 지지와 호감을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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