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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심(農心) 농기계

 국산농기계 는 일본산 농기계와 많이 비교된다. 그리고 일본산에 비해 품질은 떨어지는 데 가 격은 올라 비 싸다는 비난을 받는다. 오랫동안 농기계를 써본 농민 들은 비싸도 일본산을 찾는다. 농민 들 사이에 퍼진 입소문은 무시할 수 없다. 농민이 외면하는 ‘국산농기계’. 품질 은 정체됐는데 가격은 오르는 기현상.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심 화되고 있는데 뚜렷한 답을 내놓는 주체는 없다. 국산 농기계는 ‘외산 베끼기’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관행은 암암리에 현재까 지 유지되고 있다. ‘복제된 기계’는 원 래의 기계에 비해 아무래도 한계가 있 다. 외형상 모방은 가능하겠지만 오랫동안 연구해 개발된 핵심·원천기술 부분은 따라올 수 없는 것이다. 기계 조작을 통해 손맛을 터득한 농민들은 일본산 기계로부터 이것을 느끼고 있 는지 모른다. 국산업체의 ‘모방행태’는 ‘실적주의’ 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종합형업체 중 일부를 제외하곤 임원들의 임기가 짧은 편이다. 본인들의 임기 동안 실 적을 올리지 않으면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현실 앞에서 조급함이 앞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단시일내 매출 올 리는 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이 간과되고 있다. 바로 농심(農心)이다. 농민 입장 에서 기계를 바라 보고 그들에게 적 합한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사라진 것이다. ‘현실’ 앞에 ‘농 민을 위하는 마음’이 상실됐다. 얼마 전 일본 농기계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때 마침 일본에서 기술 자들이 와서 출시를 앞둔 농기계가 우 리 토양에 맞는지, 농민들이 사용하 기에 불편함이 없는지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그 과정은 원하는 성과가 나 올 때까지 계속된다고 했다. 그들의 테스트는 하도 꼼꼼해서 콤바인의 경우 쌀 한톨까지 하나하나 세서 결과 를 분석한다고 했고 이를 옆에서 지켜 보는 농민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고 했다. “우리 농민들에 맞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일본인들이 저렇게까지 노력하는구나”하는 의아심과 한편으 론 고마움이 밀려왔다.

정부의 가격 표시제, 농협 최저가입 찰제 등 정책들은 국내 농기계시장의 이상현상을 오히려 부추긴다는 비판 을 받고 있다. 일본업체를 오히려 배 불리게 해 업계에선 ‘배격 풍조’까지 양산하고 있다. 일본업체를 무조건 배 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농민 을 위하는 마음을 기계에 담아내려는 노력’ 정도는 배워야 한다. 이 지점부

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돌아선 농 심을 되돌리기 어렵고 ‘위기’에 직면한 작금의 업체 상황도 되돌리기 힘들 것 이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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