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성연구, 전문성·기술력 한계봉착…농기계도 업그레이드시스템 필요
스마트팜 핵심은 빅데이터…향후 테마별 연계연구로 시너지낼 것

“농기계도 지속가능한 연구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난 12일 부임한 이승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은 농기계 연구환경도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연구원의 전문성 향상과 기술력 확충을 위해서는 단발성 연구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의 경우 자기 전공에 맞게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반면, 정부가 주도하는 완결과제는 3년이면 끝이 난다. 같은 주제로는 더 이상 연구할 수 없다. 3년이란 시간 내에 모든 것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부장의 생각이다.

이 부장은 “한 번에 완성되는 기계는 없다”며 “자동차의 경우 출시 후 매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단계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연구가 단발성으로 끝날 경우 현장에서 분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성능개선이나 농기계 사용법 등을 포괄하는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선 농기계도 지속가능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기계 연구가 지속가능하게 된다면 연구원 전문성과 기술수준 향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것이 이 부장의 생각이다. 또 선임연구원의 기술역량을 후임연구원에게 전수하기 위한 인력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제안할 예정이다.

지난해 농업공학부는 농진청 내에서 우수기관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농기계 산업분야서 농업공학부의 행보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농업공학부의 기본목표는 농업인이 원하는, 현안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보급하는 것인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할 방침이라고 이 부장은 말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화두로 떠오른 융복합이란 키워드에 대해선 기술은 물론 부서간 연구융합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생각이다. 기존 밭농업기계는 경운·정지부터 수확까지 사용하는 기계로 한정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포함한 수확과 가공, 유통까지를 일관기계화로 보고 있다. 이 부장은 밭농업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농업공학부의 목표를 생산에만 국한하지 않고, 수확·가공·유통 등을 아우르는 연구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이 부장은 스마트팜 ICT융복합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에 집적한 관련 데이터량은 많지 않고, 다양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수기술이 접목된 시설이라도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를 적용하면 사실상 실용화할 수 없다는 게 이 부장의 생각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전국에 있는 유리온실 또는 축사 등 고정된 장소에서 수십 년간 집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팜이 구축돼야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스마트팜은 첨단기술 융합에 앞서 관련 빅데이터를 우리 농업에 어떻게 적용·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농업공학부는 관련 데이터 취득부터 가공, 활용, 적용 등을 모두 고려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업공학부는 △스마트팜개발과 △에너지환경공학과 △수확후관리공학과 △재해예방공학과 △밭농업기계화연구팀 △농업인안전보건팀으로 구성됐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몇 가지 주제가 대두하고 있지만, 연구분야가 서로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모든 분야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 부장의 생각이다.

끝으로 이 부장은 “앞으로 농업공학부는 부서별 목표보다는 테마별 연계를 통해 연구개발에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며 “우리 농업인이 필요한 건 현실인 만큼,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농기계를 위한 연구개발은 물론, 선도농업기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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