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명의 참관객이 다녀간 2017 하노버 농기계박람회

세계 농기계시장은 더 이상 아날로그 방식의 농기계로는 생존자체가 힘들만큼 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세계 농기계시장의 트렌드는 스마트와 혁신을 주제로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해 오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을 신호탄으로 기존의 농기계산업 근간은 그 뿌리부터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이번 독일 하노버 농기계박람회에서 더욱 분명해지고 뚜렷해지고 있다. 독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성장전략에 따라 사물인터텟(IoT)을 통한 디지털농업으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기존의 농기계산업 제조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이번 박람회와 관련 KOTRA 독일 함부르크무역관의 보고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 註>

전자장비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대세’

식량수요증대로 2050년까지 농기계산업 호황세 지속
농기계부품의 전자식 연결과 최적화가 최대화두 부상

◇ AGRITECHNICA 2017 개요

2017 하노버 농기계박람회(AGRITECHNICA 2017)은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됐다. 독일농업협회(DLG)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출품기업만 53개국 2803개사에 방문객 수는 45만명으로 규모면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메이저 기업인 John Deere, CNH, Kubota, AGCO, Claas는 물론 Friche, Grimme, Krone, Kuhn 등 독일 굴지의 농기계 업체도 모두 전시회에 참가했다. 출품기업 중 60%가 비독일 기업으로, 인도의 Mahindra & Mahindra가 최초로 출품하는 등 농기계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전시회임을 방증했다. 45만명의 방문객 중 10만명 이상이 외국인으로 그 중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지역 참관객 비중이 높았다.

◇ Industry 4.0

독일의 경우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경쟁심화 등에 대비해 2010년부터 독일정부가 표방하는 제조업 성장동력으로 ‘Industry 4.0’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간의 정보교환이 가능한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전체생산과정을 최적화하는 산업정책으로 제4세대 산업생산시스템으로 불리고 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에 IT시스템을 결합해 지능형 공장(Smart Factory)으로 진화하자는 내용으로, 기계, 산업장비, 부품들은 서로 정보와 데이를 자동으로 주고받을 수 있으며 기계마다 인공지능이 설치돼 모든 작업과정이 통제되고 사람없이 수리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에서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줄어들고 창의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됨으로써 인구감소 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도전해 오는 신흥국과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번 박람회의 최대 화두는 ‘연결성(Connectivity)’으로 독일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의 영향으로 부품별 전자식 연결 및 최적화가 농기계 부품업계에서 최대 이슈로 주목받았다. 2803개 출품기업 중 700개사 이상의 출품기업에서 부품 간 접근성 상향을 통한 최적화 솔루션을 이번 전시기간에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농기계뿐만 아니라 전자센서 활용을 통한 경작상황 예측이나 농작물보호, 그리고 로봇·드론기술을 활용한 GPS 콘트롤 기술 등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노베이션 어워드에는 농경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인 아그리라우터(Agrirouter) 및 농작상황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인 팜독(Farmdok), 스마트 수확기(Smart Crop)을 가능케 하는 드론제품 등 IT 기술제품이 다수 수상했다.

◇ 세계식량수요 및 독일 농기계산업

전세계적인 식량수요 증대로 농기계산업은 당분간 지속적인 호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UN의 식량농업기구 예측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세계 식량수요는 최소 59%에서 최대 9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농산업 노동력만으로는 이와 같은 수요를 맞추기 불가능하므로 생산성이 높은 정밀농업기계, 기후변화 대응기술 등에 대한 시장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독일 농기계산업은 2005년 이래 성장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독일기계산업협회(VDMA)의 2017년 하반기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독일 농기계 매출액은 75억 유로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농경주가 경작, 수확 등 농업 비즈니스를 전문 서비스기업에 외주를 주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들 대행기업은 농경주가 직접 다루지 못하는 정밀농업기계 또는 새로운 기술의 농기계들을 다뤄 이익을 창출하게 되므로 해당서비스 시장의 매출확대는 곧 농기계시장의 호황과 직결된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농경서비스 대행기업의 매출액은 연평균 5% 이상 성장하며, 2014~2015년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230억 유로를 달성했다.
독일의 트랙터 신규등록대수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John Deere가 부동의 1위를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Fendt사에 1위를 내줬다. Fendt사의 약진속에 Claas사 또한 업계 3위로 올라서 독일 트랙터 시장의 메이저 브랜드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Fendt사의 100% 전기구동 트랙터. 내년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9년부터 EU ‘디젤배출단계5(Diesel-Emissionsstufe V)’발효에 따른 신개념 엔진들이 선보였다.

이번 하노버 박람회에는 다양한 전자장치가 부착된 농기계들이 출품되어 눈길을 끌었다.

◇ 농기계 제조업 트렌트 및 출품동향

EU 집행위가 통과시킨 ‘디젤배출단계 5’법안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매연입자는 19kW에서 560kW당 1x1012까지만 허용된다. 이에 따라 매연입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디젤입자 필터장착이 불가피하다. 또한 이 법안은 트랙터뿐만 아니라 디젤엔진이 장착된 자가주행 기능이 있는 모든 농기계에 적용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러한 규제를 충족하는 신개념 엔진들이 선보였다. Deutz사는 9~18ℓ 배기량의 TTCD 6.1 모델을 발표했고, MAN사도 트랙터와 콤바인에 장착되는 9ℓ급 디젤엔진을 선보였다.
농기계부품의 전자화로 인한 기존 유압식 부품의 진화도 돋보였다. John Deere사는 전통적인 디젤모터에 500V의 파워서플라이를 갖춘 E-프리미엄 트랙터를 선보였고, Fendt사 또한 48V의 소켓을 차용해 전기구동이 가능한 제품을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100% 전기구동 트랙터도 최초로 선보였다. Fendt사는 e100 Vario를 최초 런칭해 혁신부문 실버메달을 수상했고 내년부터 제한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50kW 출력의 전기식 콤팩트 트랙터로 650V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약 5시간을 연속해서 구동할 수 있고 충전시 40분 만에 80% 수준까지 재충전이 가능하다.
내년 1월부터 EU지침 167/2013이 발표됨에 따라 트랙터의 백미러(Rearview Mirror) 규격이 현재보다 훨씬 커져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 트랙터 등의 백미러 교체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주차용 후방 비디오카메라 등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사점

기존의 농기계는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미 고압 볼트를 활용한 전자구동 방식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기계식, 유압식 제품개발사는 전자식 트랙터 등 미국, 독일의 메이저 제조사들이 겨냥하는 신제품에 맞춘 부품개발이 필요하다.
유럽은 이미 2019년부터 발효되는 ‘디젤배출단계5’에 따른 매연입자 최소화 및 엔진성능 최적화가 업계 주요화두로 부상하고 있고, 더군다나 EU는 이보다 더 높은 규제수눈을 포함하는 ‘디젤배출단계6’도입을 논의하고 있어 효율적 성능과 함께 친환경요소를 어필하는 제품이 앞으로 세계 농기계시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과 연결되는 ‘농업 4.0’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고 기업, 연구소, 대학 등에서는 기계공정의 자동화와 관련한 서비스와 제품의 R&D 활동이 활발하다. 따라서 이들 연구기관과 협업할 수 있을 경우, 국내 IT 및 S/W 기술의 현지 농업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기있는 유럽전시회 등을 통해 메이저 제조사들의 기술개발 방향에 부합하는 국내 부품 R&D 및 시장공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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