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 기획] 농기계산업의 4차 산업혁명,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농산업기술 보급촉진 활성화 방안 - 송용섭 농촌진흥청 스마트팜교육단장

“스마트한 인재육성과 농업혁신시스템 구축필요”

기술집약산업의 전환…시대변화 이끌 수 있는 인재교육이 중요
미래농업 성장동력 창출위한 인적자원개발 적극적 투자 시급해

송용섭 농촌진흥청 스마트팜교육단장

◇ 동서양 농업의 발달과정
인간생활의 발달과정에서 농업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인류는 원시시대에 그들의 삶을 천연산물(天然産物)의 단순채취에 의존했으나 정착생활을 시작으로 동·식물을 적극 보호 육성하는 농업의 형태로 전환하게 됐다. 지속적인 인구의 증가는 자연채취 자원의 부족과 생산성의 한계를 야기했으며 더 많은 동·식물 생산의 필요성이 증대돼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이를 위한 농업과학이 고도로 발달되어 왔다.
한편 동·서양의 농업 발달과정을 보면 현격한 차이가 있다. 동양에서는 동·식물의 단순채취 단계에서 경종농업의 형태로 발달했는데 초기에는 화전(火田)을 일궈 작물을 재배하다가 지력(地力)이 다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 다시 화전을 일궈 농사를 짓는 유랑화전농업(流浪火田農業)이 이뤄지게 됐다. 작물을 재배해 지력이 소모되면 일정기간 동안 그 토지를 묵힘으로써 지력의 회복을 도모하는 휴한농업(休閑農業)이 발달했고, 또한 지력의 소모를 방지하기 위해 콩과 같은 두과작물(豆科作物)의 재배가 도입됐다. 반면 서양에서는 초기부터 양축(養畜)을 위주로 하는 농업이 발달해 왔다. 가축을 먹이기 위해 좋은 목초를 찾아다니면서 유목을 하는 유랑농업(流浪農業)이 성행했다. 일정한 토지에 농작물의 종자를 파종한 다음 유랑의 길을 떠났다가 농작물이 성숙할 무렵에 다시 돌아와 그 작물을 수확했고 지력이 소모되면 경작지를 옮기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고 유랑농업을 위한 토지가 불충분해 정착생활의 필요성이 생기게 되자 정착농업이 불가피하게 됐고 그에 따라 지력의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토지의 일부분을 돌려가며 놀리는 삼포식(三圃式) 농법이 발달했다. 이로부터 토지의 일부를 휴작하는 대신 두과작물을 재배하는 개량삼포식이 발달했다. 위와 같이 동양과 서양의 농업발달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은 지력소모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이후 지력을 적극적으로 보완하는 방법으로 유기물의 시용, 인축(人畜)의 분뇨시용, 무기질비료의 생산시용 등으로 점차 시비기술이 발달해 왔다.

◇ 근대농업기술의 발달요소
또한 근대화의 농업에 기여한 요소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기구 및 기계의 발달이다. 나무, 짐승의 뼈, 돌 등으로 만든 불완전한 농기구에서 철제의 농기구를 사용하게 됐고 농작업의 원동력도 인력에서 축력으로 그리고 동력으로 발달 했다. 둘째, 작물이나 가축의 개량이다. 즉 이용가치가 높은 동·식물 종류를 선택해 재배, 사육하게 됐고 점차 유전적인 이론과 그에 따른 육종기술이 발달했다. 셋째, 작물의 재배관리기술이다. 재배기술이란 작물의 생육을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며, 생장조절은 기상요인의 조절이나 화학물질의 처리에 의해 이룰 수 있다. 각종 생장조절물질이 차례로 밝혀지고 또한 합성생산하게 됐으며, 비닐이나 폴리에틸렌 등의 플라스틱 필름이 생산 이용됨으로써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작물의 재배생산이 가능하게 되는 등 재배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또한 농기계의 발달로 심경(深耕)이 이뤄지고 객토(客土) 및 토양개량제의 시용으로 토양의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개량하게 됐으며 알맞은 토양수분의 유지를 위해 관배수(灌排水)시설이 활용되고, 토양표면을 여러 가지 재료로 피복하는 멀칭(mulching)법이 개발 이용됐다. 이상과 같은 각종 농업요인이 차례로 발달하면서 전반적인 농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전문화되어 현대적인 농업을 이룩하게 됐다.

◇ 우리나라 농업교육의 역사
농업교육이 처음으로 역사 속에 등장한 것은 교육의 형태로서가 아니라 농업을 백성들에게 권장하는 정치의 형태로서 나타났다.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 왕이 육부를 순무하면서 백성들에게 농상을 권장하였다는 기록이나 한가위 때에 여자들이 패를 나눠 길쌈을 경쟁하는 등의 행사가 있었다는 것을 보면 넓은 의미의 농업교육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 권농사라는 제도가 나타나는데 이는 백성들에게 농사를 조직적으로 권장하는 역할의 관직이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면마다 권농관을 두어 농민들에게 농사를 권장하고 때에 맞추어 씨 뿌리고 김매며 수확을 독려하는 등의 농사에 대한 지도 감독하는 현대의 농촌지도사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 때부터 국가에 의한 조직적인 권농활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7, 18세기에는 농업교육을 위한 농서가 많이 저술됐다. 조선시대에는 농사직설을 필두로 「농가집성(農家集成)」을 펴냈는데 이것이 조선후기 농서의 효시였다. 그 뒤 숙종때 박세당의 「색경(穡經)」이 나왔는데 이는 과수, 축산, 원예, 수리, 기후 등에 중점을 둔 농서였다.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는 농업, 임업, 양잠, 식품, 가공, 저장 등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기록한 것이었다. 영조 때에 강필리가 지은 「감저보(甘藷譜)」, 김장순이 지은 「감저신보(甘藷新譜)」가 있고 뒤에는 순조 34년 서유구가 지은 「종저보(種藷譜)」 등과 같은 농서가 발간돼 농업교육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다. 일반농민들에게 급시파종(及時播種), 제초(除草), 분전(糞田) 등과 같은 농사기술이 장려됐다. 1886년(고종 23) 육영공원(育英公院)이 설립되면서 격치만물(格致萬物)이라는 과목을 가르쳤는데, 그 과목의 내용은 거의 농업에 관한 것이었다. 1901년 1월에는 농상공부 직할의 잠업과 시험장에서 학생들을 모집해 2년간의 수업연한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농업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이 모자라 농업과학에 대한 지식을 가르칠만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렇다면 농업과학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시험연구기관과 지식을 가르칠 전문교육기관이 운영됐다면 농업기술은 어떻게 변했을까? 앞선 정책과 교육은 시대를 앞서가는 열쇠이다. 현실에 맞지 앉는 정책과 뒤쳐진 교육은 과거나 현재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기술
4차 산업혁명을 보는 시각과 정의의 범위는 다양하다. 이 말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며 정의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미래’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 클라우드 슈밥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정체성, 사회시스템을 바꾸는데 지난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 사람들이 일을 쉽게 잘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것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본질과 사고방식, 인간관계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시대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별이 없는 시대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말과 같으며 모든 것이 기계화 속에서 현실이 될 수 있는, 인간의 생각이 디지털로 표현되는 시대라 말할 수 있다.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면서 IOT,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Mobile, 로봇 등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각각의 요소가 됐다. 이러한 요소들이 융합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생각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4차 산업혁명이라 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농업기술을 보급 확산 시기키 위한 방법과 농업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어 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시대의 흐름이 가져온 새로운 생각과 도전의 결과물일 것이다. 새로운 생각과 도전을 통해 우리는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이룩했으며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의 모든 국가는 많은 예산을 과학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과학이 국가의 경쟁력이고 기반이며, 존속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유인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학을 바탕으로 농업은 현재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더 나은 미래농업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의 농업이 노동집약적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전환돼 농업인력 부족 및 고령화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이끌 청년층에게 매력적인 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며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입을 앞둔 현재 우리는 농업의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 4차 산업혁명의 농업변화 대비해야
현재 우리는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이슈가 되고 있는 농업분야의 최신기술, 스마트팜이란 용어를 붙여 가축 및 작물을 관리하고 생산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 또한 4차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진행 중에 있다. 스마트팜이란 과학기술로 이뤄진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든 것이 눈으로 보이는 데이터와 수치로 농업에 적용된다는 말이다. 농업은 인간에게 필요한 동·식물과 대화해 생산물을 얻는 직업이다. 스마트팜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동·식물과 대화를 해 최적 생장환경 조건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조성해 주는 기술이다. ICT(정보통신기술)가 이러한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기술이 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또한 ICT 기반의 새로운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용어이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 우리는 왜 ‘4차 산업혁명’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도전, 희망일 것이다. 시대가 변한다는 것은 그 안에 녹아 있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이다. 농업도 그러하다.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창의성을 가진 스마트한 인재이다.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 되는 시대에 창의적 생각을 지닌 사람이 필요하고 그러한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기존의 교육을 바꾸는 교육, 생각의 한계를 벗어난 교육, 대화와 토론의 교육, 표현의 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농산업분야의 혁신은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우리농업, 농촌은 획기적인 기술혁신을 요구하고 있어 이러한 융복합기술은 미래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장에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기술혁신을 이뤄 낼 4차 산업 농업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로서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궁극적으로는 정책, 연구, 교육, 현장이 하나가되는 농업혁신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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