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지역 제한폐지, 판매대금 직접 농민결제…시장혼란만 가중
원가조사보고서 강행…계통단가·조달단가·융자실거래로 대체해야

농업기계 구입지원사업 시행지침 개정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농기계조합, 농협중앙회, 농촌진흥청, 농업인단체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현행 ‘농업기계 구입지원사업 시행지침’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정작업의 핵심은 정부지원대상 농기계 지원한도가 현행 기종별, 규격별로 개별 지원한도액을 정하던 방식에서 영농 경영체(전업농, 영농법인, 일반농, 임작업 농 등)별로 종합적인 농기계 구입융자금 한도를 정해주고 경영체별로 그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농기계 구입지원을 받 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밖에 정부지원대상 농기계 공급자의 사후봉사이행보증을 받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후봉사이행보증제도의 실효성을 따져 폐지를 검토하고, 농기계 공급지역을 현행 공급자의 주사업장이 소재한 시·군이나 연접 시·군으로 묶어둔 것 을 공급지역 제한없이 전국 어디든 공급 할 수 있도록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기계 판매대금 결제도 현행 농협의 중앙정 산제도를 통해 공급자에게 지급되던 방식에서 판매자가 기대 인도 시 직접 수요자로부터 받도록 해 판매자가 부담하던 판매수수료를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또한 7월1일부터 시행예고가 들어간 트랙터·콤바인·승용이앙기의 신규진입시 반드시 제출하도록 한 ‘원가조사보고서’에 대해서는 강행 또는 새로운 대안마련 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실제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기종별 지원한도액을 경영체별 종합한도액으로 정해주는 방식은 영농규모, 작목별, 이용조직, 매출 등의 한도액을 정하기 위한 기준마련이 쉽지 않아 공정성 논란을 불어올 수 있고, 경영체의 지원금 불법전용을 양산할 수 있다.

사후봉사이행보증 완화와 농기계 공급지역 폐지의 경우에는 과당경쟁을 조장해 A/S대란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판매대금의 농민을 통한 직접결제의 경우에도 여러 마찰소지가 있기 때문에 유통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이미 시장의 외면을 받아 온 원가조사 보고서의 경우에는 기존의 농협 계통단가, 조달단가, 융자지원 실거래가 등을 통한 가격산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업체반발을 불러오면서까지 강행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작업을 추진중인 농식품부 담당자는 “가능한 시장자율경쟁 기능을 살리고 국내 농기계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차원의 개선작업”이라고 말하고, “각계의 의견을 취합하고 시장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해결방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관련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다음달 중에 관련 시행지침을 개정하고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농번기를 앞두고 농기계 구입을 고민하고 있는 농민들이 농기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정상진  jsj1234@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