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됐던 원가조사보고서 제출제도가 시행 6개월 만에 백지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적용될 농림사업시행지침을 통해 농용트랙터·콤바인·승용이앙기에 대한 원가보고서 제출을 6개월간 잠정 유예하고 7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행 6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가조사보고서 제출제도 자체를 무효화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원가조사보고서 작성지침에 대한 시장현황파악 및 기준마련에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6개월간 유예하는 것일 뿐, 7월1일부터 3개 기종에 대해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제도 도입시 농기계가격 신뢰성 회복을 위해 모든 농기계에 대해 원가조사보고서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7월부터 트랙터·콤바인·이앙기·로타베이터·로우더 등 5개 기종으로 축소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3개 기종으로 더 축소해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게 됐다. 농식품부 스스로 원가조사보고서 제도자체의 불합리함을 인정한 꼴이 된 셈이다.

일단 시행시기를 올해 7월로 미루긴 했지만 원가조사보고서 작성지침 기준마련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중론이다. 국내업체와 수입업체의 이해가 첨예하게 상충하고 통상마찰의 잡음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계 관계자는 “망국적인 농기계 가격거품을 바로잡기 위한 원가조사보고서 제도의 순기능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다만 기준마련이 기업친화적이고 시장조성적으로 이뤄져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언했다.

농축산기계신문  webmaster@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