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밭농업을 들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6일 전북 고창에서 열린 밭작물용 트랙터 및 부속작업기 현장평가회에서 트랙터가 전방에 부착된 운반적재기를 통해 4단으로 쌓은 고랭지 무 박스를 들어올리고 있다. 농민들은 밭의 경우 경사지가 많아 내려갈 때 적재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현재 10도까지 기울여 들 수 있도록 된 부분을 30도까지 기울여 들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농진청은 농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계를 완성한 뒤 안전성 검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임대사업용 보급확대 등 정책지원 뒤따라야

밭농업기계화의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는 밭농업 전용트랙터가 개발돼 밭농업기계화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농촌진흥청은 산업체와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바퀴폭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밭농업 전용트랙터와 부속작업기를 개발했다고 밝히고, 내년 상반기 중 산업체를 통해 시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밭농업 전용트랙터는 농진청 공모를 통해 국제종합기계가 2년여에 걸쳐 개발한 기종으로, 트랙터 바퀴폭을 밭농업에 적합하도록 바퀴 내폭기준 120~150㎝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앞바퀴는 밭두둑의 형태에 따라 내폭기준 126㎝, 140㎝의 두가지 형태가 제공되고, 뒷바퀴는 유압을 이용해 내폭기준 120~150㎝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또한 지상고는 기존 트랙터보다 8㎝ 높인 45㎝로 설계돼 대부분의 밭작물에 범용적으로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다양한 밭작물 부속작업기가 개발되고 있음에도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트랙터의 바퀴폭이 밭두둑폭에 비해 좁기 때문에 농가의 외면을 받아왔다.

더욱이 밭농가의 93%가 0.1㏊ 미만의 영세농가이다 보니 트랙터를 이용할 경우,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농가의 기피로 밭농업의 파종·이식과 수확작업의 기계화율은 아직까지도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몇년전부터 대규모 밭 전업농 단지를 중심으로 두둑폭을 120㎝로 표준화한 재배양식이 보급되고 있지만, 농가 임의로 트랙터에 장축을 연결해 바퀴폭을 늘려 사용함에 따른 번거로움과 안전성 문제는 밭농업기계화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번 밭농업 전용트랙터의 개발을 통해 밭작물 부속작업기 개발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우선 농진청은 밭농업 전용트랙터에 부착이 가능한 ‘붐 방제기’와 ‘운반적제기’를 개발완료하고, 2020년까지 다양한 부속작업기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밭농업 전용트랙터가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범용적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밭농업 형태에 따른 안전성 검증문제와 밭작물 생육높이를 고려한 높이조절 기능, 밭농가 대부분이 영세농인 점을 고려한 임대사업용 확대보급지원 등의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이에 대해 학계 관계자는 “밭농업 전용트랙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농규모에 따른 유인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영세농의 밭농업 전용트랙터 이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표준재배양식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제도 등의 적극적인 당근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진  editor77jin@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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