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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자율주행 농기계 영농 활용사례(1)- 글로벌영농조합 정경훈 대표
 현장탐방  자율주행 농기계 영농 활용사례(1)
- 글로벌영농조합 정경훈 대표

자율주행 농기계에 대한 농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제 도입 초기지만 북미·유럽지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되기 시작해 미국의 경우에는 자율주행 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2020년 기준 90%에 이르고 있다. 농업생산성 및 경영비절감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GPS 기반의 전장 조향제어 모듈을 활용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보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본지는 자율주행 시스템 영농활용 첫 번째 사례로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으로 소출을 40% 이상 올리고 있는 경남 함안의 글로벌영농조합(대표 정경훈)을 소개한다.

자율주행시스템 활용으로 부농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글로벌영농조합 정경훈 대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도입으로 ‘꿩먹고 알먹고’

단위면적당 소출량 확대···매출 14억원에서 20억원으로 42% 증가
자율주행 시스템 장점···고랑개수 증가·후방 부착작업기 조작집중

■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전과 후의 변화

“벚꽃이 피고 물이 올라오는 이 시기에 마늘과 양파는 가장 잘 자랍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철, 10만평의 드넓은 들녘에 빼곡히 들어찬 마늘·양파의 싱싱한 푸른 이파리를 바라보는 정경훈 글로벌영농조합 대표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5~6월이면 양파와 마늘수확을 통해 타농가들과 비교해 소출이 40% 이상 많아서다.

정 대표의 밭에서 소출이 더 많은 이유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해 밭농사를 하고 있어서다. 보통 1000평의 밭에서는 1400㎜ 간격의 고랑이 14~16개가 만들어진다. 숙련된 트랙터 작업자의 경우에도 최대 17개를 넘기지는 않는다. 이유는 정교하게 직선으로 밭고랑을 만들며 트랙터를 운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한 정밀한 골작업으로 20개의 고랑을 만들 수 있어 그만큼 더 많은 수확이 가능해진다. 1000평의 밭에서 3~4개의 두둑이 뭐 그리 대단하랴 싶지만 10만평으로 확대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둑 하나당 10만평에서는 7000만원의 소출차이를 만들어낸다.
“골자리가 곧게 일직선으로 뻗어있으면 물관리와 재배관리가 수월해 작물의 고른 생육으로 수확량에서 차이가 납니다”

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마늘 관행재배의 경우, 평당 평균 6~7㎏의 수확을 하는데 비해 자율주행 재배를 하면 수확량이 평당 8~9㎏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또한, 양파 관행재배는 평당 평균 18~19㎏의 수확인 반면 자율주행 재배는 평당 30㎏의 월등한 수확량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글로벌영농조합법인은 직접재배 매출이 2021년 14억원에서 2022년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하고 20억원으로 늘어나 42%의 신장율을 보였다. 이에 더해 경작대행까지 늘어나 지난해 총 매출은 30억원에 달한다.

자율주행시스템 도입으로 농지효율 높이는 농작업 모습

■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계기

삼형제의 막내인 정 대표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농업과는 무관한 업종에 종사했다. 군 간부를 예편하고 적성을 살려 현대중공업 경남지사에서 10년 넘게 건설기계 A/S 팀장으로 근무하며 기계장비 표준화, 시스템의 메뉴얼화 등을 몸으로 익혀왔다. 그러다가 삼형제의 맏형이 아버지와 함께 힘들게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관습에 따라 마늘, 양파, 감자를 경작하기보다는 재배관리를 시스템화하고 메뉴얼에 따라 소요되는 장비와 영농자재를 정량화해 최적관리를 하면 힘들이지 않고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텐데 왜 기존 농법을 답습하며 농사꾼(?)에 머물러 있는지 개선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해군 간부시절과 건설기계 A/S 팀장으로 근무하며 익혀둔 업무프로세스를 도입해 영농 최적관리 메뉴얼을 만들어 아버지와 큰형을 설득해 나갔다. 특히 밭작물 관리를 위한 기계화 장비도입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정 대표의 개선책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부자는 정 대표에게 귀농을 제안하며 함께 농사를 지어보자고 권하게 됐다.

“4년 전만 해도 의욕이 넘쳤던 시기였기 때문에 영농조합법인 설립을 조건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는 정 대표는 자신이 대표를 맡아 거의 혁신에 가까운 변화를 시도하며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곧 현실과 이상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소위 멘붕을 경험했다는 정 대표는 “막상 기대나 포부와는 달리 농업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아버지와 큰형의 노하우를 하나, 둘씩 익히며 농법과 약제, 거름 등 많은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영농법을 익히고 작부체계별 최적화를 찾아볼수록 기계화 및 자동화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변동성이 큰 농기계 숙련도와 환경변화의 영향을 받지않고 조작없이 안정적인 경로추종을 하는 트랙터 후방의 부착작업기 조작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서 효율적인 경지관리와 계획영농이 가능해졌다고 밝히고 있다.

1인 농작업으로 자율주행과 후방 부착작업기 동시해결

■ 자율주행 시스템 고려사항 및 활용법

“자율주행 시스템은 단순히 가성비만 따져서 선택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경로주행 오차범위가 2㎝인지 5㎝인지 잘 따져봐야 같은 경지면적에서 두둑을 하나 더 만들고 덜 만들고에 따라 소출의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정 대표는 계획영농에 적합한 자율주행 시스템 선정을 위해 오랫동안 유튜브를 통해 실제 사용자들의 활용사례를 살펴보고 농기계 대리점과 지역 선도농가를 찾아다니며 까다롭게 골랐다고 한다.

정 대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기능은 우선 주행경로 오차범위가 2㎝ 이내로 정밀할 것, 경지면적 둘레만 돌아도 전체면적은 물론 입력한 두둑폭에 따라 정확하게 몇 개의 두둑이 나오는지 자동계산이 될 것, 골을 건너뛰어도 입력한데로 골작업이 가능할 것, 자동선회 기능이 있을 것, 습전지역에서도 경로추종을 통해 정확한 물로타리 작업이 가능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한, 무선으로 S/W 업데이트는 물론 고장점검·수리까지 실시간으로 가능해야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한 정밀농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장점은 무엇보다 단위면적당 고랑의 개수가 늘어나고, 후방 부착작업기 조작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 대표는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으로 농작업 숙련자인 아버지와 큰형보다 더 정밀한 작업결과물을 내놓으며 가족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물관리와 재배관리가 수월해지면서 소출량은 물론 품질까지 높아졌다.

경남 함안의 글로벌영농조합 공장전경

■ 영농 과학화를 통한 부농(富農)의 꿈

글로벌영농조합이 4년만에 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과 함께 기계화를 통해 매년 경작하는 작업을 표준화·정량화해 본격적인 경작시즌 전에 효율적인 예산편성과 사전준비, 생육단계별로 적정 농작업 투입과 수확후관리, 출하 등의 계획적인 영농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을 통한 경작·파종관리를 체계화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보관·출하관리에도 스마트농업을 적용해 자동선별기·포장시스템화를 적용하고 있으며, 저온저장고 보관과 출하시기를 자동예측해 주는 AI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통규모가 더욱 확장됨에 따라 최근 공장을 신축하고 보관시설과 선별시설을 확충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시스템화 하는 영농 과학화를 추진하고 있다.

“영농 경험없이 뛰어들어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빨리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아버지와 큰형의 지지와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농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 가족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비록 우리 농촌의 고령화와 일손부족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등 첨단농기계·ICT 기술들을 잘 활용한다면 영농 과학화를 통해 농촌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시기도 곧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현재의 농촌 위기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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