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포커스
[특별기고] 농업기계의 R&D, 인력양성이 우선이다- 정선옥 충남대 교수(충남대스마트농업대학원장)

“정부 추진사업에 인력양성·취업 연계해야”

농기계 관련학과 입학정원 전국 300명 수준···턱없이 ‘부족’
농기계산업·R&D 수행 필수인력 양성 위한 전방위 지원필요
 

◇ 급변하는 농업환경과 인식변화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희망차게 밝아올랐다. ‘희망차게’라고 표현한 것은, 지난 3년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방역과 비대면의 터널을 지나고 2023년은 ‘왠지’ 모르게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좋은 일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계묘년은 육십갑자 조합에서 40번째로 ‘검은 토끼의 해’이다. 토끼는 지혜와 꾀가 뛰어난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있고, 검은색 역시 인간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하니, 2023년은 우리가 모두 지혜롭게 어려운 시기를 탈출하고 새롭게 부흥의 시기를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농업기계 산업분야도 질병, 전쟁 등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으로 인하여 높아진 식량주권에 대한 인식변화와 비대면 시대의 기술변화를 겪고 있다. 농업분야 뿐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며, 융복합시대, 초연결시대, 지능형 시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4차 산업혁명의 속도와 내용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최근에 가장 뜨거운 키워드인 것이 ‘디지털’, ‘메타버스’이다. 농업기계 분야의 R&D도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인력양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 데이터시대, 스마트농업의 확산

코로나 3년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요소기술들이 실생활에 빠르고 깊숙하게 침투되었고, 평상시라면 10년 정도 시간이 요구되는 변화가 3년만에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화상회의라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개최되었고 대면회의로만 진정한 의사소통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상회의(비대면회의)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되며, 오히려 효율적인 측면도 많다고 느낄 만큼 변화하였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디지털시대, 메타버스의 시대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초연결을 통한 정보의 공유, 빅데이터를 통한 지능형 서비스, 시스템 융합을 통한 효율극대화 등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카페에서 주문로봇(kiosk), 식당에서 서빙로봇, 차간거리 유지 및 차선추종 자율주행 자동차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바야흐로 ‘스마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10년대에 ICT농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농업의 모습이 현재와는 크게 달랐다. 그동안 스마트팜 관련하여 ‘스마트팜 실증단지’, ‘임대형 스마트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었다. 10년 정도가 지난 오늘날의 농업은 더 이상 과거의 기술로 돌아갈 수 없으며, 정보통신기술, 센싱 및 제어기술, 빅데이터 및 지능형기술이 없이는 이야기 할 수 없다. 영농현장에 드론이 없다면 농약살포는 이제 불가능하다. 시·군 지자체에서도 스마트농업 기술 현장적용, 이를 위한 인력 및 예산편성, 데이터에 기반한 영농서비스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 스마트시대의 농업기계의 필수요소

글로벌 스마트농업 시장은 연평균 9.8% 성장하여 2025년 22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설원예, 시설축산 뿐 아니라 자율주행 트랙터, 농업용 드론, 기타 노지 스마트농업 기자재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지금까지는 시설 스마트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향후 노지 분야가 그 비중을 높여갈 전망이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기술들이 활발하게 융복합되어 인간-기계, 기계-기계가 소통하고 의사결정 하는 커넥티드 팜(Connected-Farm)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소프트웨어기술이 결합되어 농작업의 로봇화 뿐 아니라 농장의 정보화, 시스템화가 달성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John Deere, AGCO 등 글로벌 기업들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GPS 가이던스 자동조향 등 기술이 농가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일본 Kubota, Yanmar의 농업기계도 자율주행 수준이 매우 높으며, 이미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기존의 농업기계가 스마트농업 시대에는 ‘스마트 요소’를 구비하여야 하는 바, 정보취득, 정보분석 및 의사결정, 데이터 기반 농작업을 위한 요소기술 또는 기능이 필요하다. 노지 스마트농업을 위한 기초 인프라 기술로는 첨단 센서기술, 통신 네트워크 기술, 센서-제어기 데이터 연계 및 작업 제어를 위한 데이터 표준기술 등이 있고,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위해서는 전주기 데이터 수집기술, 데이터 분석·진단·예측을 위한 기술, 영농 서비스 개발 및 실증기술 등이 있다. 농업 생산시스템을 위해서는 자율주행 및 데이터 기반 첨단 농기계, 스마트 농작업기계, 농업로봇 기술 등이 있다.

 

◇ R&D와 인력양성의 필요성

우리나라가 스마트농업 시대의 농업기계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R&D에 집중해야 한다. 선진국이 이미 오랫동안 노력을 통하여 개발한 기술들을 국산화하고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한 R&D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적합한 기술개발을 위한 R&D가 필요하다. 자동차, 휴대폰, 드라마 등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울 정도의 완성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며, 우리나라 농민들이 만족하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업기계기술은 국제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하지만 R&D는 필수적으로 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떤 제품(하드웨어)이나 서비스(소프트웨어)는 아이디어 발굴, 설계, 구조해석, 신뢰성평가, 시제품 제작, 필드테스트, 양산 등의 과정을 통하여 영농현장에 보급된다. 이러한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이 전제되어야 R&D 수행이 이뤄질 수 있다. 농산업 인력수급 구조를 살펴보면, 인력수요처는 생산현장, 기자재 및 가공 산업체, 공공기관 등이며, 공급처는 고등학교 및 대학교, 공공기관, 사설기관 등이다. 농과계 고등학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농업기계 관련학과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기계 기능경기대회에 참석하는 인원수가 전국적인 수요를 고려하면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농학계 대학(국립 9, 사립 1)의 학부 입학정원은 5000명 이내이며, 이 중 농산업 분야 취업자 수는 15% 수준이다. 농업기계 관련학과의 입학정원은 전국적으로 300명 수준이며, 농업기계 분야로 취업하는 졸업생 비율, 특히 석·박사 진학비율을 고려하면 수요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 사람을 키우는 일이 우선이다

교육을 통한 인력양성 없이 산업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부품 및 완성차 설계, 생산, 보급, 사후관리를 포함한 농업기계산업 전방위 인력, 즉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인력양성이 모두 필요하며,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 기술의 범위는 농업기계는 물론이고, 전기전자, 기계,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 다양할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R&D를 통한 한국형 스마트농업 기술개발을 이야기하고, 지자체 수준의 현장실증 및 시범사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 정부의 각종 사업에 인력양성 및 취업이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면 스마트농업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축산기계신문  webmaster.alnews@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 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