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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술 접목을 통한 농기계개발 사례]'디지털 농업시대···밭작물기계산업의 나아갈 길을 묻다' - (주)하다 하종우 대표

디지털기술 접목을 통한 농기계개발 사례

디지털 농업시대···밭작물기계산업의 나아갈 길을 묻다
- (주)하다 하종우 대표
 

농업기술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 되었다. 그러나 농기계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기업규모가 영세한 밭작물기계 산업체의 경우에는 디지털 기술의 개념 정의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 열악한 환경의 국내 밭작물기계 제조환경에서 유일하게 전장기술을 도입해 정밀 제어장치를 모듈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정밀 밭작물기계 개발에 나선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하다의 하종우 대표로 이미 10여년 전부터 디지털농업의 확산을 예견해 차근차근 관련 기술들을 축적하고 발전시켜오고 있다.

기존 기계식 밭작물기계의 다(多)품목, 다(多)모델 생산방식을 탈피해 한가지의 작물만이라도 디지털방식을 적용해 일관기계화를 완성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하종우 대표를 통해 디지털 농업시대에 우리 밭작물기계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정밀 제어장치 적용은 선택 아닌 필수조건”

디지털 농기계 이미 세계적 추세···선택과 집중 통해 극복해야
보식기술접목 파종기 세계최초 개발···배종센싱·결주율 최소화

 

디지털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미래사회가 디지털 사회라고 하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아니, 이미 컴퓨터가 보급되면서부터 디지털 사회는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컴퓨터는 정보를 데이터화 하기 위해 탄생되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치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 디지털 사회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한양대학교에서 전자컴퓨터학을 전공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기술수준이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산업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가장 기술수준이 높다는 자동차 산업분야의 전자제어장치(ECU)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가장 기술수준이 높은 독일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독일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독일로 건너가 자동차 산업군이 발달된 슈투트가르트 근교에 위치한 에슬링겐 대학원에서 자동차전자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석사과정 중에 국내에서는 벤츠로 알려진 다임러社 악트로스 트럭 자동화 기계식미션(AMT) 개발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기계식 장비가 제어장치와 융합될 경우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점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실무경험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나토(NATO) 방위산업체이자 존디어(John Deere), 펜트(Fendt) 등의 정밀트랙터에 전장기술을 공급하고 있는 콘티넨탈社와의 산학협동 연구를 위한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전장기술의 핵심인 정밀 전자제어기술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현재는 한국으로 돌아와 (주)하다에서 마늘 일관기계화 작업기를 개발·생산하고 있고, 별도의 사업부로 스마트팜 작업로봇 개발과 범용 전자제어장치 수입판매도 겸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공부한 전자제어학을 농업기계에 접목시키기 위해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바이오시스템공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타 유사산업에 비해 우리나라의 농업기계는 선진국과의 격차가 많이 난다고 판단되어 선진기술을 학습하기 위해 유럽에서 개최되는 농업기계 박람회를 자주 참관했다. 누구나 한번이라도 참관하게 된다면 농업기계가 단순히 국내에서 알고 있는 작은 사이즈의 기계식 농업기계 수준보다 훨씬 발전된 기계라는 것을 깨닫는데 하루면 충분할 것이다.

그만큼 여러 디지털기술이 적용된 농업기계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참관객 역시 디지털기술에 대해 익숙한 듯 보였다. 이러한 기술들을 바로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머지않은 시일에 우리 농업에도 디지털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사제품 중에 정밀작업이 필요한 마늘파종기에 적용해 미래시장을 준비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개발에 나서게 되었다.

고정밀 제어가 가능한 마늘파종기 개발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농업기계에 적용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전장업체 기술력이 취약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현재는 유럽에 소재한 여러 전장업체로부터 부품 및 소프트웨어를 들여와 3년 전부터 고정밀 농기계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아마 내년에는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고정밀 파종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사 제품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여러 농업기계 제품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디지털기술이 접목 될 것이고, 업체들은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하여 디지털기술 개발 또는 협력업체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디지털 전자제어 부품의 중요성

농업기계의 경우에는 유사 산업군인 자동차나 건설장비에 비해 제어요소의 범위가 넓고 필요성 또한 높고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기계산업은 시장규모가 작고 기업규모의 영세성으로 인해 디지털 기술도입이 타 유사산업에 비해 뒤처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화로 전환하기 위한 농기계 전자제어분야 부품업체들을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기술력이 있는 전장기술 부품업체는 자동차나 대형 업체들에게 최적화시킨 맞춤형 장비를 개발해 공급하겠지만 농기계산업처럼 수량이 한정된 중소기업을 위해 거래에 나설 부품업체는 찾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에는 많은 부품업체들이 중소 농업기계에 적용이 가능한 범용 제어기 및 부품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서 쉽게 사용이 가능한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산 전자제어 부품류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살펴보게 됐다. 그리고 디지털화에 중요한 S/W, 제어기, HMI, 자율주행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관련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정밀제어가 필요한 디지털 농업기계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디지털기술이 접목된 작업기 판매에 관심이 많은 국내 대기업들의 자사 방문 횟수가 늘고 있다. 이는 이미 디지털 기계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마늘파종기 이외에도 트랙터에 적용될 최신 디지털기술과 호환이 가능한 고정밀 작업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밭작물기계의 디지털기술 접목 필요성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밭작물기계화를 2000년 초반부터 추진해오고 있지만 농촌현장에서는 매년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밭작물기계화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밭작물은 수도작에 비해 재배양식이 다양하고 농가마다 재배농법에도 차이가 있어 기계화에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사는 전과정 일관기계화 목표 작물을 마늘로 선정해 마늘에 필요한 모든 기계를 구축하고, 재배양식 통일을 유도해왔다. 다행히 일관기계화를 통해 소득을 높인 사례들이 많이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자사에서 생산하는 일관기계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농가의 수도 빠르게 증가 하고 있다.

그러나 마늘 재배만 하더라도 마늘 농사에 필요한 재배 단계별 농업기계는 7~8종이나 된다. 특히 그 중에서 정밀 파종기술을 상용화하는 기술이 난이도가 가장 높다. 자사도 마늘파종기에 가장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타 작업기에 비해 농가보급 확산 속도는 가장 느린 편이다.

기존 기계식 방식으로는 최종 소비자인 농가의 요구수준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배종센싱 및 결주율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정밀 보식기술이 접목된 제품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품이 출시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첫 번째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마늘파종기가 될 것이다. 신제품 마늘파종기 출시 후 관련 마늘작업기에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자사 제품 외에도 앞으로 소비자의 요구수준은 계속 높아질 것이고 기계식으로는 더 이상 대처가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밀 제어장치의 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산업체 우수인력 확보···국가가 적극 나서야”
 
1개 기업별 전과정 일관기계화개발 유도필요···품질고도화 유리
실무중심 대학교육 강화···국가차원 장기근속 인센티브 부여도
 
디지털농업에 앞서 기계화율 확대필요

농업기계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촌의 농업기계화가 높은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기계화의 완성도 또는 사용율이 낮다면 디지털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대상 또한 줄어들어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디지털기술 개발 당위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밭작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기계화율이 61.9%에 불과하므로 먼저 기계화율을 높이는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밭작물농기계 생산업체인 자사에서 수많은 작물을 대상으로 밭작물기계를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것은 회사규모나 인력·자금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오로지 마늘 한 작물에 대해서만 기계화율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력을 집중해 연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기업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에서는 한 작물에 대해 일관기계화를 추진하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연구비용과 개발비용, 시험비용 등 상용화까지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들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농기계 생산업체들은 같은 농작업 단계에 투입되는 제품기종을 다른 작물로 확장해 출시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었다. 제품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R&D 비용을 최소화해 출시하는 것이 단기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확기 기종을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에는 양파수확기, 마늘수확기, 감자수확기처럼 유사 기종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농가들이 여러 업체 제품을 조합해서 전과정 기계화 솔루션을 직접 구현해야 된다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예를 들면 농가에서 A사의 고구마 파종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B사의 비닐피복기, C사의 고구마순치기, D사의 수확기를 구입하려고 할 때 A사 파종기 규격을 요청하게 될 것이고,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이를 수용해 공급하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작업기 종류가 늘어나 가짓수만 늘어나고 판매량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품질 고도화를 추진할 여력을 잃게 된다. 만일 재배양식 표준화를 바탕으로 이러한 유사기종 공급이 되었다면 지금보다 기계화율은 상당히 높았을 것이다.

단적인 예로 자사에서는 지난 10년간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6조에서 12조까지 모두 개발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엄청난 개발비용이 투입된 것에 비해 일부 모델의 경우에는 몇 년 못가서 단종된 경우도 상당수이다. 현재는 9조만 생산하고 있고, 9조에 맞는 재배단계별 작업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한 회사에서 가장 보편적인 재배양식 1~2개를 선정해 일관기계화를 추진한다면 재배양식이 같은 지역부터 빠른 속도로 기계화율을 높이고 공급업체도 불필요한 개발비용을 줄여 품질 고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자사의 경우에는 일관화기계 개발을 위해서 R&D비용 및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특정 작물을 선정해 선정작물에 필요한 모든 기계를 개발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부족한 개발자금은 정부에서 R&D지원금을 보조받아 개발을 추진했다. 물론 일관기계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타 밭작물 기계업체보다 2~3배 많은 연구인력을 유지해야 하고 매출대비 규모가 큰 연구소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형편인 탓에 낮은 수익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2021년 2월에 국내 최대 마늘생산지인 경남 창녕에 자사 직영센터를 건립해 자사가 보유한 전과정 마늘일관기계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농가들의 반응이 좋아 마늘농업 완전기계화 성공사례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농업의 의미와 방향은 해석에 따라 다양할 수 있으나 공통적으로 농업현장에서 농업기계 활용이 높지 않으면 디지털농업의 구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디지털 농업의 준비에 앞서 농업기계화 보급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기술고도화가 추진되는 것이 수순이라고 생각된다.

 
선택과 집중 통한 기술확보

스마트 농업에 대한 홍보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 미래농업에 대해서는 누구나 그려보는 상상의 모습들이 있다. 농지를 정찰하거나 경량작업이 가능한 드론이 농촌 상공을 누비고,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해 정밀작업이 가능한 필드로봇, 재생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자연친화적인 동력,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최적화된 재배 데이터 기반의 작업이 가능한 농작업 솔루션 등 이미 타 산업에서 상용화된 기술 또는 상용화될 기술의 조합으로 미래농업을 예상할 수 있다.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농업기술과 직접 연관성이 높은 농업용 기계장비 기술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 낮으므로 선진 농업기계 기술 수준을 빨리 쫒아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사의 과제는 마늘 기계에 있어서만큼은 선진국 제품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디지털기술을 접목해 밭작물 미래농업을 견인할 수 있는 제품 및 솔루션을 확보하는 것이다.

 
산업체 인력양성 국가가 나서야

과거나 현재와 달리 미래는 일어나지 않은 시간이다. 역사에서도 확인이 되었듯이 미래는 소수의 혁신가 또는 혁신기업이 만들어 나갔다. 그러면 혁신가와 혁신기업이 농업분야에서 만들어져야 하는데 농업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예측은 해볼 수 있지만 자체 실현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농업용 기계장비 산업의 가장 큰 숙제는 이러한 우수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산업별 규모에서 볼 때 농업기계 업체규모 수준으로는 우수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선진기술을 쫒아가거나 미래시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타 산업에 비해 우수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범위가 방대하고 접목해야 할 기술도 다양해 어려움이 따른다. 토양, 생물, 기계, 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 농업기계 산업체 자체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러한 인력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은 국가의 가장 기초적인 기반산업이다. 식량문제를 고도화하지 않으면 미래존속의 동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의 후방산업인 농기계산업이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농기계 산업체 스스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울 때는 국가가 나서서 정책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극복하는 것이 옳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농업기계 업체에서 우수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전방위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대학에서 우수인력을 입학시켜 기존의 이론중심에서 실무중심의 대학교육으로 강화하고, 취업 시 타 산업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농업기계 산업에 장기근속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된다. 미래농업 구축에 필요한 핵심요소인 우수 인력 확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래농업 해결도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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