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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미래농업의 대안…정밀농업기계“미래 먹거리 위한 정밀농업기계 추진 서둘러야”

美·日은 장기적 연구개발로 실용화 성공…우리나라는 현장 요소기술 미비

정밀농업 위한 인식변화, 정책지원, 전주기적·시스템적·장기적 기술개발 필요

정선옥 충남대 바이오시스템 기계공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벼농사 생산은 거의 완전한 기계화를 이루었으나 아직도 밭농사, 원예, 축산 등은 기계화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농업인의 고령화와 농촌일손 부족현상 지속심화로 인해 고효율 농축산기계화 요구가 시급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21세기 새로운 농업전략’으로 인식 및 활용되고 있는 정밀농업기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족하다. 농축산기계산업의 경쟁력을 위한 정밀농업기계기술의 개념, 국내·외 추진실태, 우리나라에서의 활용가능성, 발전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 국내·외 농업 및 농업기계 시장동향

국내·외 농업 여건은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할 부분이 많다. 세계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약 71억명이며, 2025년에는 100억명 이상으로 증가가 예상돼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세계인구의 60% 정도가 굶주리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이 3.7%에 불과한 세계 4위의 곡물수입국이다. ‘식량안보’라는 말로 표현되듯이 농업은 국방분야와 더불어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분야다. 우리나라 농업노동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령화되고 있다. 농가인구가 총 인구의 5% 정도이며, 60세 이상이 약 48%를 차지하고 있어, 10~20년 후를 생각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림1. 정밀농업 개념을 설명하는 CASE社의 Advanced Farming Systems의 개념도
그림2. John Deere社가 추구하는 정보융합 정밀농업기계(출처: Youtube 공개자료)

우리나라 농업기계산업은 1962년 대동공업에서 동력경운기를 생산한 이후 50여 년 동안 크게 발전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쾌거는 농업발전과 농촌노동력을 대체한 농업기계가 큰 몫을 담당했다. 국가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농업기계 분야의 성장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세계농업기계시장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경제발전과 농업인구 감소로 인해 지속적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세계농업기계시장규모는 완성차 기준으로 2015년 1750억달러 규모이며, 원예, 축산 등 기자재시장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크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5대 완성차 기업의 점유율은 총 1.1%에 불과해 향후 시장확대가 필수적이다. 내수시장은 정부융자 9000억원, 축산기계 2000억원, 시설기자재 5000억원 등 약 2조1000억원 규모이다. 최근에 수출이 연평균 약 20%씩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 산업체 규모가 영세하고 신기술 개발 투자여력이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농업기계 선진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첨단 스마트 정밀농업형 농업기계 시장의 확대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농업기계산업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 정밀농업의 개념과 역사

정밀농업은 농업생산의 개념적인 변화를 내포하는 학문적인 용어이다. 인력과 출력에 의존하던 농업이 기계화 농업으로 발전하면서 빠르고, 균일하고, 정밀한 성능의 기계를 선호하게 되었다. 정밀농업은 농경지와 작물생육 상태의 공간적, 시간적 변이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농자재를 최적(양, 시기, 방법 등)으로 투입하고자 하는 농업전략이다. 정밀농업은 일부 첨단기술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라 농업생산 전략변화이며, 농업정보화와 시스템화를 전제로 한다(그림1)

정밀농업은 1960년대 중반 이후 그 개념이 설정됐으나, 당시의 전기전자기술 발전상태, 컴퓨터 성능이 미흡해 구현되지 못했다. 그 후 1980~1990년대에 각종 토양 및 작물생육 관련 센서, 농자재를 변량으로 투입할 수 있는 제어장치 등의 기술이 중점적으로 개발되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노지농업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 국내·외 추진실태

정밀농업이 추진되는 모습은 국가, 작물, 농업여건에 따라 매우 다르다. 과거에는 노지에 사용되는 완성차에 적용되던 기술이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과수, 시설원예, 시설축산, 수산(양식)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농업선진국의 정밀농업기술의 수준이 유사하지만, 중점 적용분야와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대규모 농경지에 재배되는 밭농사 중심으로 정밀농업기술이 가장 먼저 발전하고 적용되고 있다. 작물 재배면적의 67% 정도에 정밀농업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2018년에는 7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가에 적용되는 기술은 토양샘플링에 기초한 농자재 투입, 인공위성영상 활용, 무인항공기 활용, 토양 전기전도도 센서에 의한 농경지지도 작성, 작물생육센서 활용 등이다. 농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술 중 하나는 농업기계 네비게이션 및 자동조향(navigation and auto-steering)이다. 기후, 농업기계 작동상태, 농경지 및 작물생육센서 신호 등이 통신기술에 의해 생산자, 작업자, 산업체에 제공되고 농업기계 운전 및 고장진단이 자동화되고 있다(그림2).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고 노동력이 많이 드는 과수산업으로 정밀농업 기계기술이 확대되는 추세다. 

유럽의 경우, 초기에는 노지생산에 적용되던 정밀농업 기계기술이 축산, 원예, 수산 등 각 국가의 주요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영국은 무인 농작업 체계를 위한 기술, 네덜란드는 시설원예, 특히 이스라엘은 점적관수 기술을 중점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그림3. 일본 Kyoto 대학 Kondo 교수가 제시하는 정밀축산 개념도

일본의 경우, 주요 작물, 농경지 규모 등 우리나라와 여건이 비교적 유사하다. 기술개발 수준 또한 토양 샘플러(soil sampler), 실시간 토양 및 작물생육 센서, 변량형 농업기계 등 벼농사 중심의 기계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차이점은 기술수준이 산학협력과 시범단지를 통한 장기적인 연구개발의 결과, 실용화 단계에 이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보다(Kubota)사의 수확량 모니터링 장착 콤바인, 농작업 경로 네비게이션 및 자동조향 트랙터 사용화이다. 일본의 정책방향은 로봇기술, ICT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이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농업서비스가 활발하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350여 단체가 활용 중인 후지쯔 사의 Akisai, 농업기계와 연동해 영농서비스를 지원하는 구보다 사의 KSAS이다. 최근 일본 정보화 농업의 특징은 생산과정에서부터 소비자 식탁까지의 모든 정보가 통합되고 공유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축산의 경우 발정 등 생육정보를 활용한 유축생산, 비육생산을 위한 최적 사양관리, 도축과정의 품질정보가 정보관리시스템에 의하여 공유되는 것이다(그림3).

중국의 경우, 농가인구가 총 인구의 47% 정도로 전반적인 농업기계화 수준은 우리나라 1970년대와 유사하며, 아직도 대다수 농민들은 소규모 농지에서 인력과 축력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국가규모가 크고 다양한 농업생산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국영농장은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정밀농업형 대형 농업기계를 수입해 적용하고 있다. 국영농장을 중심으로 한 내수시장이 있어, 외국에서 도입한 기술을 새롭게 개발된 첨단 요소기술로 대체하고 있다. 향후 세계 정밀농업기계 기술을 선도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밀농업의 개념이 1990년대 후반에 도입돼 선진국과 공동으로 벼농사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기술들을 개발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현장적용을 통한 기술의 성숙, 산업체 활성화를 통한 요소기술의 농작적용은 미비한 실정이다.

△ 우리나라 정밀농업기계기술 발전방향

정밀농업의 구현은 우리나라의 여건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 아직도 정밀농업은 대규모 농경지에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정밀농업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면적이 작고, 농업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질수록 노동력 절감, 농자재투입 최소화,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첨단기술의 적용이 절실하다. 벼농사·밭농사·과수·시설원예·시설축산·수산 등 우리나라 작목과 영농규모에 맞는 기술개발 및 보급이 시급하다.

이번 정부에서는 첨단농업기술 개발 및 보급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기술수준이 높은 ICT를 접목한 융복합 농업, 스마트 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책이 정보통신기술, 소프트웨어기술에 집중되고 있으며 농업기계 전문가의 역할이 미흡한 실정이다. 정밀농업이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기계 및 시스템 요소기술의 개발, 현장적용, 산업화, 사후관리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밀농업 기계기술의 발전을 위한 제안으로 첫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정밀농업개념과 필요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무인농업, 스마트폰을 이용한 농업 정도로 이해하면 안 된다. 둘째, 정밀농업 등 신직업군 양성체계 확립, 관련 자격증 신설 및 취업우대, 산업체 활성화, 정밀농업 기술사용 농가에 대한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전주기적·시스템적·장기적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작목별 사업단 및 시범단지 운영 등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농업이 국가 발전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농업시스템을 개선하고 전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정밀농업 기계기술이 필수적이다.

편집부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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