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위해 일하고 함께 발전”

구미·상주 등 농민, 내년 보급확대 요청

“만들어 써 보니까 병이 하나도 없네요. 곰팡이나 날벌레도요”

방열공기순환팬(열·공기순환팬, Heat Air Circulation Fan)을 개발한 서울기업사 김창희 기술연구원(경북농업기술원 유기농포도연구회원)의 말이다. 올해로 15년째 김천 일대에 3000평의 유기농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김 연구원은 서울기업사 김도형 대표의 부친이기도 하다. 농약을 쓰지 않는 농사의 어려움 중 하나인 병충해에 시달리며 근근이 하우스를 유지했으나 직접 개발한 방열공기순환팬을 하우스 곳곳에 설치해 효과를 톡톡이 봤다. 이후 매출 1억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1억5000만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기업사 김도형 대표(우측)와 김대표의 부친인 김창희 기술연구원(좌측).

“써 보니 좋아요”

김 연구원이 제품 제작·판매를 위해 서울기업사를 설립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도시생활을 하던 아들에게 경영을 맡기고 김 연구원은 농사와 제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도형 대표 또한 경영철학에 대해 “농가 소득향상을 위해 일하고 농가와 함께 발전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방열공기순환팬은 방열등과 모터에 부착된 와류형 날개 구조로 돼 있으며 외부의 찬 공기가 방열등을 통해 데워진 따뜻한 공기와 만나 팬을 통해 섞인 후 멀리 보내지는 작동 원리를 갖고 있다. △풍부한 풍량과 저소음 △ 반영구적 수명(알루미늄 & 스테인레스 재질, 고온 방습 최적 화 특수모터 적용) △저렴한 유지비(25~30평당 1대 설치, 겨울철 1대당 8000~1만원) △관리 용이 등의 특징이 있다. 효과를 살펴보면, 우선 농가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곰팡이병’ 예방 및 습기제거다. 방열공기순환팬에서 나오는 미온의 바람은 화학비료나 농약의 사용없이 흰가루병 및 잿빛 곰팡이병, 갈반병(점무늬박엽병) 등과 같은 곰팡이병을 예방해주고 습기를 제거해줌으로서 월등히 작물의 수정이 잘 이뤄지게 해 수확량 증가로 연결시킨다.

완성된 방열공기순환팬

포도농장에 설치된 방열공기순환팬

경북기술원의 부추재배 실험결과에 따르면 70% 이상의 곰팡이 예방효과가 있었다. 난방비는 가온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기존 대비 50~90% 정도 절감시켜 줄 수 있다. 특히 따뜻한 공기가 하우스 곳곳에 퍼져 해당 작물이 고루 잘 자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충박멸기능도 있다. 농촌진흥청 실험에서 밝혀진 것으로 해충이 빛을 보고 들어와 임펠러에 부딪히거나 열 전구에 의해 타서 박멸된다. 이 효과들은 김 연구원의 하우스에서 이미 입증된 것들이다. 3개 하우스를 운용하고 있는데 1개는 12월 중순에 온풍기를 가동하고 나머지 2개는 1월 중순과 2월 중순에 온풍기 없이 방열팬만 가동해 농사를 개시한다. 그만큼 따뜻하다는 것.

때 이른 여름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5월 경 하우스 안은 의외로 시원했다. 방열등을 켜지 않은 상태의 바람이 하우스 곳곳을 식혀주고 있었다. 설치된 방열공기순환팬 안에는 팬에 부딪히거나 타죽은 벌레가 먼지처럼 뿌려져 있었다.

서울기업사는 2015년 7월에 설립됐으며 그 해부터 올해까지 3년째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는 방열공기순환팬 보급시범사업이 김천시에서 행정사업으로 전환돼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특히 시범사업을 통해 제품성능이 입증되면서 구미·상주·경산 등지의 농민들로부터 각 관청에 “제품을 구매할 테니 보급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작성한 수십 장의 사용평가서를 보여줬다. 김천·고령·거창· 옥천 등 지역에서 포도·토마토·딸기·참외·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작성한 것으로 글씨는 삐뚤빼뚤했으나 한결같이 “만족”일색이었다.

김 대표는 “FTA 등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농민들이 어떻게 하면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최고소득을 얻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기업사의 제품은 그러한 고민의 결과물들이니 고객들이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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