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대리점에서는 폐차대행 신청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폐차대행 해봐야 경비만 발생하고 남는 게 없다는 측과 그래도 조기폐차를 하는 농민이 신품농기계를 구입해주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기대감이라도 쥐고 보자는 측이 설왕설래로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전국 900여 사후관리업소에 쌓여있는 노후농기계는 이번 사업대상에 빠져있어 좀 더 촘촘한 정책개발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대리점 뒷마당에 빼곡이 쌓여있는 노후농기계 모습.

농식품부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올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노후농기계 조기폐차 시범사업’이 본격 추진도 하기 전에 일선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노후농기계 조기폐차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각 도별로 사업비를 책정해 우선 폐차대행을 희망하는 사후관리업소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기폐차에 따른 지원금이 농기계 소유주에게만 귀속되기 때문에 중형·대형등급의 조기폐차를 대행할 대리점은 직접적인 이익(?)이 없어 신청을 미루거나 이해관계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기폐차에 따른 폐타이어, 플라스틱 범퍼, 오일 등은 폐기물 처리비용을 주고 처리해야 하고, 본체의 고철처리도 규격이 상이해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조기폐차를 하는 농민에 대해 신품구매를 촉진하는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신품구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폐차대행이 가능한 일선 대리점에서는 폐차대행 신청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폐차대행 해봐야 경비만 발생하고 남는 게 없다는 측과 그래도 조기폐차를 하는 농민이 신품농기계를 구입해주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기대감이라도 쥐고 보자는 측이 설왕설래로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다.

농식품부는 이달 초 각도에 노후 농업기계 조기폐차 시범사업 시행통보를 하면서 사업비 243.4억원(국비 50%, 지방비 50%)을 책정해 경북(18.1%), 전남(15.7%), 경남(13.7%), 경기(13.6%), 충남(13.1%), 전북(11.7%), 강원(6.7%), 충북(5.7%), 제주(1.7%) 등 도별 예산을 책정하고 도별로 일부 시·군에 시범사업을 추진하라고 통보했다.

사업대상은 내용년수 8년이 경과한 2013년 이전에 생산된 트랙터와 콤바인을 소유한 면세유 관리대장 상의 소유자로 한정하고, 마력대별 감가상각에 따라 100만원에서 2249만원까지 농민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이다.<표 참조>

이를 위해 농기계사후관리업소 필증을 받은 중·대형 등급 이상의 사후관리업소 신청을 받아 폐차업소를 지정하고, 재사용시 사고우려가 있는 폐농기계의 엔진, 보호구조물, 유압제어장치 등은 유통을 금지했다.

농식품부는 폐차대행을 신청하는 사후관리업소가 없는 시군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경우를 대비해 자동차·건설기계 폐차장에 대해서도 농기계 폐차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경우에는 규격화된 크기로 압착프레스 작업을 통해 고철화가 용이하지만 크기가 상이한 트랙터의 경우에는 고철화작업도 어렵고 폐기물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아 선뜻 나설 자동차 폐차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노후농기계 조기폐차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시군별 폐차대행 희망업소를 취합한 뒤에 개선점을 보완해 농민으로부터 조기폐차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며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범사업은 면세유 관리대장 상의 농민이 소유하고 있는 농기계를 대상으로만 했을 뿐, 전국 900여 사후관리업소에 쌓여있는 중고농기계 및 노후농기계는 제외되어 있어 정책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촘촘한 정책개발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세먼지저감의 정책효과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농업기계화촉진법상의 농기계보급률 향상과 연구개발 촉진을 위한 조기폐차와 신품구매를 연계하는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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