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은 모든 일상이 정지된 혹독한 시련의 한 해였다.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은 가운데 농기계산업 또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키엠스타’는 물론이고 국내외 각종 박람회가 잇따라 취소되고, 소통과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대면 영업활동의 위축과 농기계 생산·유통이 차질을 빚었다.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아서도 이러한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기계산업 전반에 걸쳐서도 지속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국 농기계 생산업체를 대표하고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부시책에 따라 본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출구전략···사업고도화로 위기 극복해야”

스마트농업 육성정책 발맞춰 조합원 지원사업효과 제고해야

온라인 홍보플랫폼 구축···수출시장다변화·해외로드쇼 추진도

◇ 2020년은 지구촌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코로나19의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리 농기계산업의 환경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 업의 환경을 평가한다면.

- 지난 2020년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시련의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상이 무너지고 교류가 단절되면서 대면 영업활동이 위축됐고, ‘KIEMSTA 2020’을 비롯한 국내외 각종 박람회가 잇따라 취소되어 내수와 수출 모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영업망이 견고한 대기업보다는 기종 특성상 대면영업을 해야 하는 중소업체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산업 전반적으로 보면, 타 산업 대비 하락폭이 작아 우리 업계가 코로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2020년 농기계 내수시장은 전년대비 4% 정도 감소한 2조256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수출실적은 전년보다 약 10% 감소한 10억불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 없는 위기상황 속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린다.

◇ 다가오는 2021년은 코로나19의 출구전략과 함께 언택트로 대변되는 비대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등 적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농기계산업과 관련한 경기전망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 수출 등 대외부문이 미세하게나마 회복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새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가 우리 산업의 방향을 결정지을 키팩터(Key Factor)인데, 향후 전개양상이나 종식시점 등을 여전히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해 농기계시장은 코로나19가 종식단계에 빠르게 들어선다면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도 수준을 회복하거나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농자재시장은 스마트팜 관련 정책지원 확대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은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전망을 예의주시하며 정교한 출구전략을 수립 중이며, 정부의 스마트농업 육성정책에 발맞춰 업계의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경제확산에 대응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추진해온 다양한 언택트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력을 높이고 조합원 지원사업의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다.

◇ 2020년 국내 최대 농기계박람회인 KIEMSTA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결국 무산됐다. 2021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상주박람회 및 김제박람회도 개최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원사의 원활한 영업 및 홍보활동 수단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나.

- 우리 조합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비대면·디지털화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비대면 수출마케팅, 온라인 수출지원 같은 ‘디지털 수출혁신전략’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왔다. 그 일환으로 구축한 비대면 홍보시스템인 ‘온라인 홍보플랫폼’은 국내외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웹페이지에 접속해 우수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디지털 영상과 브로슈어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은 기존 오프라인 영업망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새로운 수요층의 발굴 및 국내외 상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해져 코로나 이후 위축된 한국 농기계·자재의 수출활성화 및 내수판매촉진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조합 내 설치한 ‘e-Studio'는 화상카메라, 오디오, 온라인 송출장치 등 방송장비를 설치해 국제 비즈니스 무역상담회, 웨비나 등의 행사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상주박람회와 김제박람회는 코로나19 발생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공동 주최기관인 상주시·김제시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추진할 방침이다.

◇ 침체를 보이고 있는 농기계 내수시장과는 달리 농기계수출은 호조를 보여 왔지만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 또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환경개선 및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 세계 각국의 입국규제 강화, 항공운항 축소로 해외 대면영업 및 박람회 참가를 통한 영업방식은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비대면 해외 마케팅을 위한 제품홍보 동영상과 웹브로슈어는 이제 수출기업의 필수재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코로나로 해외박람회 참가 등이 어려워지자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외박람회 참가지원 예산을 활용해 수출(희망)업체의 제품홍보 동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이 영상으로 ‘온라인 한국관’을 구성해 해외바이어 및 개도국 공무원 등을 타깃으로 비대면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조합 유튜브 채널을 조합원 제품의 홍보·마케팅 창구로 적극 활용 중이며, 마케팅 과정 중 발생하는 해외 무역상담 응대를 통해 16건, 200만불 상당의 수출대행 계약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무역환경의 변화와 타깃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출활력을 회복하고, 기업인들이 해외 출입국과 수출입 물류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농기계산업이 수출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농기계수출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트랙터의 북미시장 단일국가 수출편중을 해소하고, 소형트랙터 위주의 단일품목 실적을 극복해야 한다. 조합은 수출품목 확대 및 동남아·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이태리농기계제조자협회(FEDER UNACOMA), 중국농기계유통협회(CAMDA) 등 해외 유명단체와의 협력강화, 필리핀·중국 등 현지 로드쇼 개최 등을 통한 시장저변 확대 등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정부는 농업분야 혁신 성장동력 중 하나인 스마트팜 관련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농기계조합도 시대조류에 따라 스마트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농업기계 산업에 첨단기술의 접목이 가속화되면서, 지난해부터 ‘붐’이 일기 시작한 스마트팜(Smart Farm)은 올해 농업기계 분야의 핵심산업으로 자리잡아갈 것입니다. 우리 조합은 지난 ‘스마트팜ICT기자재국가표준확산사업’을 통해 시설원예분야 농산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KS표준을 통한 제품의 품질 향상과 농업인 편익 증진을 위해 컨설팅과 표준적용 기술개발 비용 등을 지원했으며, 이러한 사업을 통해 ICT 기자재 기술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출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국가표준확산사업이 축산분야로까지 확대되고, KS표준이 품질보증과 연계되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사업의 기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이 올해 본격 시작된다. 이 사업은 시설원예와 축산분야 기자재 기술을 세계 TOP기술 반열에 올리는 것으로, 올해부터 7년간 연구개발로만 3800여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농산업체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프로젝트로서 관련 농산업체는 치밀한 준비와 컨소시엄으로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며, 우리 조합도 역할을 찾아볼 것이다.

근래 내수시장이 정체되어 가는 시점에서 ICT기술이 융복합된 스마트팜 산업이 우리 농기계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기술이 가일층 향상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고, 유기적 결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끝으로 힘겨웠던 2020년을 뒤로 하고 2021년을 준비하는 조합원사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난해는 우리가 이제까지 상상도 못한 일들을 경험한 한 해였다. 2021년은 상서로운 기운을 품은 흰 소의 해라고 한다. 은근과 끈기, 참을성을 지닌 소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교수는 “오직 위기 때만이 진정한 변화를 만든다”고 했다. 우리 앞에 어떤 시련과 고난이 있다 할지라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

새해 조합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세계경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우리 산업이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실행 가능한 전략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조합의 모든 역량과 정성을 쏟아 조합원 여러분께서 그 변화된 모습과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이니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신두산 기자  sds3766@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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