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까지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총 1만237명으로, 이중 대구·경북지역에서 8071명이 발생해 전체의 79%에 달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하순부터 40여일 넘게 대구·경북지역의 경제활동이 큰 타격을 받았다. 농기계 생산업체의 피해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영조 농기계조합 대구·경북협의회장((주)불스 대표)을 만나 대구·경북지역 농기계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새기며···”

40여일 이어진 영업제한으로 어려움 겪는 회원사 많아

판로확대·정책자금 조기집행·운전자금 등 지원책 아쉬워

“아무리 큰 어려움도 함께 할 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전국 농기계조합 회원사 590개사의 30%에 가까운 170개사가 소속된 대구·경북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남영조 (주)불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위기극복은 모두가 함께 할 때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대구·경북지역 회원사들은 지난 2월 하순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 단톡방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회원사들 스스로 영업활동 중단, 이동자재 등 서로를 독려하며 40여일 넘도록 외부와 단절하며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고 한다.

“일부 공단지역의 경우에는 식당들이 문을 닫아 근로자들이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기도 했다”며, “단축근무를 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임시방편으로 자가배식을 하며 근근이 버틴 회원사들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직원 중 누구라도 감염되면 공장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외부활동을 통제하고 자체교육을 통해 직원들 스스로도 위생관리에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공동체 의식을 심는데 주력했다”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비법을 공개했다. 또한 근로자들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작업스케쥴과 이동동선을 고려하고, 전직원 마스크 착용과 비대면 업무지시 등을 통해 공장가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이동제한으로 원자재수급 및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회원사의 경우에는 인근 회원사의 협조로 긴급물량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구하기 힘든 마스크, 장갑 등의 보호용구도 서로 보내주는 훈훈한 미담도 전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큰 어려움은 대구·경북지역 농기계업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라고 토로하는 남 회장은 “대구·경북지역에 적을 두고 있는 생산업체이기 때문에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보이지 않는 차별과 불이익을 당하는 업체들도 있었다”고 말한다. 타 지역의 납품건이나 보조사업에서 배제되거나 대구·경북지역 출입제한 등으로 원천봉쇄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뜻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배식시간 차등을 두고, 대면을 피해 한 줄로 식사를 하고 있는 (주)불스의 점심시간 구내식당 모습.

40일 이상 이어진 영업제한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 회장은 “대구·경북지역 농기계업체의 납품지연, 매출감소는 물론 농가의 대금지연으로 인해 긴급경영자금이 시급한 기업에 대해 신속한 자금지원이 필요한데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별도의 지원책 마련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특별재난지역에 준해 제품판로 확대, 정책자금 조기집행, 부품자재비 추가융자, 운전자금 무담보 지원 등의 실질적인 지원책 검토가 시급하다”며 정책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남 회장은 유대교 문헌에 나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아무리 코로라 사태가 기승을 부린다고 해도 늘 위기상황마다 똘똘 뭉쳐 국난을 극복해 온 선인들처럼 곧 함께 웃을 날이 올 것을 굳게 믿자고 말한다.

정상진  jsj@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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