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농업에서 차지하는 축산업의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농업전체 생산액 중 축산업 생산액은 40%를 넘어서고 있으며, 매년 6.3%씩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축산업의 발전에는 국립축산과학원의 연구개발성과와 현장실용화기술 보급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사양관리·축종개발·바이오환경·가축분뇨·방역관리·조사료생산 등 지속가능한 축산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의 연구개발성과 중 축산기술 우수성과를 연간기획으로 살펴본다.

[축산기술 우수성과] 항바이러스(3D8) 소재개발

“바이러스 질병예방 가능성 열어”

항체단백질 발굴로 바이러스 저항성 높여

실용화 위한 대량생산·검증시스템 등 과제

변승준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연구관

◇ 항바이러스 소재개발 연구 필요성

우리나라는 2004년 이후 바이러스성 가축질병(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이동수단의 발달은 이러한 가축질병 바이러스 전파에 일조하고 있다. 교통발달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매개체(사람, 가축, 상품)의 이동이 많아지고 빨라짐에 따라 바이러스 전파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급격한 기후변화는 바이러스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동물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백신 이외의 새로운 항바이러스 소재개발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자가 면역질환 생쥐에서 발굴한 항체단백질(3D8)의 항바이러스 소재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항체단백질(3D8) 유전자를 생명공학기술로 소형화해 닭에 도입했고, 항체단백질(3D8)을 발현하는 형질전환 닭이 바이러스 저항성을 가지는지 확인했다.

항체단백질(3D8)의 단백질 발현모습. (A)비형질전환 닭기관지, (B)형질전환 닭기관지

◇ 항체단백질(3D8)의 항바이러스 효과입증

국립축산과학원은 핵산을 분해하는 미니항체단백질(3D8, 소형화한 항체단백질)의 유전자를 닭의 유정란에 미세주입하는 방법으로 형질전환 닭을 개발했다. 그리고 개발한 형질전환 닭에서 미니항체단백질(3D8)이 정상적으로 발현됨을 확인했다(그림1).

닭에 도입한 미니항체단백질(3D8) 유전자가 바이러스 저항성을 유도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3개 그룹(A그룹:형질전환 닭, B그룹:일반 닭, C그룹:무균조건에서 사육한 닭)으로 나눠 진행했다. 각각의 그룹은 20마리(직접감염군5, 간접감염군15)로 구성했고, 먼저 각각의 그룹별로 5마리의 닭에 전염성기관지염 바이러스(infectious bronchitis virus, IBV)를 직접 감염시켰다. 1일 후 각각의 실험군에 동일한 품종의 닭 15마리를 함께 사육하는 방법으로 간접감염을 유도했다. 그리고 감염 3일과 5일차 닭의 항문과 구강에서 면봉을 이용해 바이러스 채취 후, 바이러스 유전자의 양을 정량하는 방법으로 상대적인 바이러스 배출량을 계산했다.

분석결과 감염 3일과 5일차 A그룹 형질전환 닭의 구강에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B그룹과 C그룹에 비해 감소함을 확인했다(그림2). 그리고 감염 17일차 A그룹 형질전환 닭의 혈액에서 감염한 닭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IBV)의 항체가를 확인한 결과 B그룹과 C그룹에 비해 낮은 결과를 보였다(그림3). 이상의 연구결과는 닭에 주입한 미니항체단백질(3D8) 유전자가 바이러스 저항성을 유도하였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감염 3일과 5일차 닭항문 및 구강에서 상대적인 바이러스 배출량.

◇ 항바이러스 소재(3D8 항체단백질)의 특징

자가 면역질환모델 생쥐에서 발굴한 항체단백질(3D8)은 핵산을 조그만 단편으로 조각내어 유전정보와 기능을 파괴하는 능력이 있다. 닭 전염성기관지염 바이러스(IBV) 감염 시, 형질전환 닭의 구강에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대조군 대비 26% 감소했고, 감염시킨 닭의 혈액에서 전염성기관지염 바이러스(IBV)에 대한 항체가가 유의적인 수준으로 낮았다. 이는 항체단백질(3D8)이 닭의 체내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방해하고 이를 통해 닭에서 배출되는 바이러스의 양을 감소시켜 바이러스 전이 가능성 낮추는 기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염 17일차 닭의 혈액에서 감염시킨 IBV의 항체가 수준.

◇ 항바이러스 소재활용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생명체 유래 항체단백질을 항바이러스 소재 물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고, 항바이러스 소재개발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고 가축·양식어류의 바이러스성 질병예방용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개발한 항체단백질(3D8)은 실용화를 위한 항체단백질 대량생산체계 확립과 기질특이성 및 핵산분해 능력을 높이는 연구, 개선된 항체단백질의 항바이러스 능력을 쉽게 검증할 수 있는 간단한 검증시스템 개발 등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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