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 생산성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있어서 농기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ICT융복합·정밀농업 등 첨단기술 확장을 통한 농기계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농업 생산작업의 자동화·로봇화기술, 농가경영안정을 위한 에너지절감기술, 농산물 부가가치향상을 위한 수확후 품질관리·가공·유통기계기술, 농업재해 예방관리기술 등 국내 농업기계 연구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의 최신기술을 연간기획으로 살펴본다.

[농기계 최신기술] 스마트 관개시스템

“농업용수 25~31% 절약”

원격측정·제어·모니터링으로 물관리노력 95%절감

노지 스마트관개기술 실용화···내년 확대보급예정

김민영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 연구사

◇ 농업 관개시스템의 중요성

우리나라 수자원 이용량의 절반에 달하는 농업용수는 농업생산에 있어서 토양, 에너지와 함께 대체 불가능한 소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서 농사를 짓고 있어, 물, 비료 등이 과소, 과다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물을 공급함으로써, 작물생육을 촉진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관개기술 개발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작물 수분스트레스를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작물 수분스트레스 기반 스마트 관개시스템’(이하 ‘스마트 관개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데이터(엽온) 측정부

◇ 작물 수분스트레스 이용 관개시기 판별

작물은 광합성을 하는 동안 잎의 기공을 통해 공기 중으로 많은 양의 물을 내보내 잎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한다. 그런데 작물이 수분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잎의 기공이 닫히게 되면서 잎의 온도는 올라가게 된다. 또한 장기간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작물의 광합성이 억제되면서 생육이 저하되고, 낙엽 및 낙화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과실의 크기가 작아질 뿐만 아니라, 수량과 품질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작물의 수분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작물이 받고 있는 수분스트레스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방법은 작물 수분스트레스 지수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 지수는 대기온도와 잎의 온도간의 차이를 이용해서 산정한다.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잎의 온도를 측정하고, 기상센서를 이용해 대기 온습도, 일사량, 풍속 등을 측정해서 작물 수분스트레스 지수의 현재값을 산정하게 된다. 이러한 현재값은 최대 수확량과 품질정보를 기반으로 미리 책정된 작물 수분스트레스 지수 기준값과 비교해 현재값이 높을 경우 스트레스 상황이라 판단해 관개시기를 결정한다.

시스템제어부

◇ 인공지능 이용 스마트 관개시스템

기존 관개방법은 토양 내 설치된 센서로부터 실시간 토양수분정보를 전송 받아, 사용자가 설정한 기준값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관개하는 형태이다. 이에 반해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관개시스템은 작물의 생육환경(토양 등)이 아닌 작물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판단해 물을 주는 기술이다.

스마트 관개시스템의 구성은 크게 3가지, 데이터 측정부, 관개시스템 제어부, 원격모니터링 및 제어부로 나뉜다. 데이터 측정부에서는 적외선 센서, 토양수분센서, 기상센서를 이용해서 작물 엽온, 토양수분함량(혹은 장력), 대기온·습도, 일사량, 풍속, 강우량을 측정한다. 관개시스템 제어부에서는 작물 수분스트레스 지수를 산정하고 관개시기를 판단한다. 관개량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산정하고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작물에게 공급한다.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부에서는 컴퓨터, 휴대폰 등을 이용해서 농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현재 상태(작물, 기상, 토양)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 가지 않고도 관개시스템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원격모니터링

◇ 스마트 관개시스템의 기대효과

스마트 관개시스템을 복숭아, 사과재배에 적용한 결과, 과일무게는 14~26%, 당도는 8%, 안토시아닌 함량은 64%가 증가했다. 또한 작물이 받는 수분스트레스를 조기에 진단하고 필요량만큼 물을 주기 때문에 농업용수를 25~31% 정도 절약하고, 물관리 노력을 95% 정도 줄일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관련특허를 산업체에 이전하고, 2021년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개발기술을 신속하게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한 노지 스마트 관개기술을 고도화, 지능화, 실용화하고, 국내 관개시장 활성화 및 기술수출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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