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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을태풍이 만드는 김(金)치?박천완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 박사

기고 가을태풍이 만드는 김(金)치?

 

“겨울배추 5개월 정선손실율 11.5% 불과”

반복되는 배추수급조절 실패···국내 김치산업 경쟁력약화
6개월 장기저장 가능한 CA저장기술 국산화로 가격안정화

 

박천완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 박사

태풍영향 받는 배추생산
열대저기압부를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남반구에서는 사이클론(Cyclone)이라하고, 그중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태풍이다. 태풍은 그동안 7~8월에 집중되어 발생했지만, 올해는 태풍 7개 중 3개가 가을에 한반도를 지나가는 등 지속적으로 가을태풍의 영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가을태풍이 ‘김치’를 ‘金치’로 만들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김치 종류별 소비 비중은 배추김치가 73.3%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2017). 특히 김장용으로 이용되는 가을배추는 전체 배추 생산량의 67%를 차지한다. 가을배추가 자라는 기간에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경우 무름병, 뿌리썩음 등이 발생하여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는 가격폭등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김장을 포기하고 상품김치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상품김치는 가격경쟁력에 밀려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 될 것이다. 이미 국내 김치소비량은 김장김치의 비율이 줄어들고 외국산 상품김치가 연평균 5.2%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가을태풍은 배추의 수급조절, 김장문화 뿐만 아니라 국내 김치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세 번의 가을태풍을 맞은 올해도 배추가격이 연초에 견줘 약 4.6배나 올랐다. 가을태풍에 김치 종주국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지게 생겼다.

배추 장기저장기술 필요성
정부는 월별로 차이가 큰 배추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수매비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정량의 배추 재고를 비축함으로써 배추의 가격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10년 동안 배추가격은 3.2배나 오르거나 내렸다. 이렇게 배추 수급조절에 실패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배추의 장기저장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배추는 기껏해야 3개월 남짓밖에 저장하지 못하는데,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배추를 6개월 정도까지 장기 저장할 수 있다면, 출하시기를 조절하여 가격 등락폭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급형(한국형) CA저장고

장기보관이 가능한 CA저장기술
최근 농진청에서는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던 CA저장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CA저장에 필요한 모든 장치와 기술을 국산화했을 뿐만 아니라, 보급형, 시설형, 팔랫트형 등 보급 형태도 다양화했다. 농진청 실험결과, 여름배추는 2개월, 겨울배추는 5개월 넘게 저장하였고, 일반 저온저장고와 비교하였을때 겨울배추 정선손실률을 11.5%까지 줄일 수 있었다. 2018년도 배추생산량에 이 정선손실률을 대입해보면 배추 폐기물 26.7만톤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하루속히 현장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기술을 국산화해야 한다.

CA저장 기체조절장치(좌.에틸렌제거기, 중.이산화탄소제거기, 우.질소발생기)

저장·유통기술이 경쟁력
주말에 부모님 댁으로 김장하러 간다. 지금은 부모님께서 직접 농사지으신 배추로 김장을 하기에 아직은 ‘김치’를 먹을 수 있지만, 저장기술 개발에 손을 놓고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우리도 ‘金치’를 먹어야 할지 모른다. 수확의 계절에 오는 불청객인 가을태풍을 대비하고, 동시에 꾸준하게 저장·유통기술을 개발해 나가야한다.

CA저장고 내의 배추보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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