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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日本수출규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日産 불매운동, 이제는 지자체가 나서야”

이슈진단 日本 수출규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日産 불매운동, 이제는 지자체가 나서야”

국내기업 日産 재고확보·수입선다변화 안간힘···채산성 악화 三重苦

日부품비중 높아 국산수출 적신호···장기적 日의존도 줄일 계기삼아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농기계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수출용 엔진과 관련부품이 전략물자에 포함됨으로 인해 대체거래선 확보에 따른 제조원가가 높아져 농기계수출이 줄어들면 국내시장도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국내업체들은 대응전략에 고심하고 있지만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 버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결국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기계 소비자인 농민의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문화조성과 지원사업 시행처인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미치는 파장과 대응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정부, 생산비축자금·R&D확대지원 등 적극대응···국회예산심의 걸림돌

국제규범 제약 많아 중앙정부 못나서···지자체가 보조지원 규제나서야

 

◆일본 수출규제 동향

일본은 지난달 우리 사법부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이유로 전략물자 수출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28일 이후에는 포괄적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부품은 개별허가를 받아야만 수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강제징용판결 불만 때문이 아니라 일본의 기술력을 가파르게 쫓고 있는 한국의 속도에 위협을 느낀 일본이 한국의 추격의지를 무력화해 경제속국으로 삼기 위한 고도의 노림수가 숨어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더 이번 일본조치가 산업전반에 미치는 파장과 피해가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업체 대응전략

우선 당장 국산트랙터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해 10억달러 넘게 수출하고 있는 국산농기계 주력품인 트랙터의 엔진 43.4%가 일본산이다. 국산엔진의 경우에도 핵심부품들은 대부분 일본산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모든 수출용 트랙터가 제약을 받게 된다.

국내 업체들은 엔진 핵심부품 중에서 국산화가 가능한 부분은 국산화를 시도하고, 단기간에 국산화가 어려운 부품은 우선 재고확보와 글로벌기업으로의 수입선을 다변화 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재원마련과 가격경쟁력이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자금이 소요되는데 여유돈을 쌓아두고 있는 농기계업체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또한 수입선 다변화를 한다해도 글로벌기업들의 부품은 일본산에 비해 가격은 5~10% 높기 때문에 완성품의 제조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한 종합형업체 임원은 “엔진을 포함해 트랙터·콤바인·이앙기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일본산 부품이 400여 종류인데 그중 300여종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100여종은 대체가 불가능하다. 일본의 기초소재기술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입선 다변화가 장기적으론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별로 생산비축자금확보가 되면 우선 1년치의 부품확보와 부품국산화를 병행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또한 부품개발을 통해 테스트를 거쳐 양산하기 위해서는 최소 1~2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치킨게임에 웃고 있는 일본기업

국내 완성형 농기계를 생산하고 있는 종합형업체와 일본기업은 체질부터가 다르다. 북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종합형업체의 주력 트랙터는 25마력 이하의 소형트랙터다. 국내 4개사의 수출총액을 합쳐도 북미 소형트랙터시장의 10%를 넘지 못한다. 반면 일본K社의 경우에는 시장점유율이 40%를 훨씬 상회한다. 때문에 글로벌기업은 물론이고 국내업체도 일본K社의 가격을 기준으로 90~95% 내외에서 판매가를 책정하고 있는 것이 관행처럼 되었다고 한다.

농기계수출업무를 담당하는 대기업 임원은 “물가가 오르면 판매가도 오르는 것이 정상인데 일본K社는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 한해 수십만대를 공급하기 때문에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어서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것이다. 판매수량이 적은 업체들은 매년 계속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통이 크지만 그렇게라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조원가가 더 올라가 도태되기 때문에 고통이 있어도 견디는 것이다”라고 토로한다.

국내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기준 D社의 당기순이익은 36억원 적자(매출 4758억원, 영업이익율 -0.15%)를 봤다. L社의 기계사업부 영업손익은 128억원 적자(매출 1조1509억원, 영업이익율 -1.11%)다. T社는 227억원의 순손실(매출 5899억원, 영업이익율 -0.92%), K社는 244억원의 순손실(매출 2062억원, 영업이익율 -5.72%)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K社는 2017년 87억원의 당기순이익(매출 1628억원, 영업이익율 7%)에 이어 지난해에는 84억원의 당기순이익(매출 1713억원, 영업이익율 6.5%) 을 내고 있다. 일본Y社의 경우에는 지난해 90억원의 당기순이익(매출 1813억원, 영업이익율 5.7%)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지난해 기준 이익잉여금만해도 K社는 811억원, Y社는 363억원에 이른다. 애초부터 같은 체급의 게임이 아니다. 답은 규모의 경제에 있다. 농협입찰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종합형업체들이 목을 매는 것은 물량확보가 줄어들면 제조원가는 더 올라가기 때문에 적자임을 알면서도 뛰어드는 것이다.

 

부품소재 경쟁력강화 계기로 삼아야

국내기업들이 부품소재개발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기술이 없어 부품을 개발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가격경쟁력이 안되기 때문에 일본에서 수입해온 것이다. 국내에도 품질면에서 일본산에 육박하는 지엠비나 유명 글로벌 부품기업들이 있지만 일본산에 비해 가격이 높아 선호도가 떨어진다.

정부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부품소재 강화전략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지원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품질좋은 부품을 개발해도 대기업에서 구매하지 않으면 소용없게 된다. 기업은 피말리는 가격경쟁을 위해서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의 경우에는 수입선 대체가 어려운 품목이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메탈베어링의 경우에는 품질균일도를 맞추기 어려워 국산화가 어렵다. 파이프경의 경우에도 품질차이가 현저하다. 부시, 실, 터보차저, 예열플러그, SCR시스템 등도 쉽게 대체가 안되는 품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부품소재의 일본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아무리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해도 부품소재 기술력을 빌미로 부품전쟁이 언제든 또 다시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부품소재는 기초기술, 소재기술의 기초기반기술이 탄탄하게 축적되어 있어야 비례해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반기술이 확보되기 전까지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관련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국가의 지원체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효과적인 정부 지원전략 필요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농기계업체들이 제품생산이나 수출물량 제조에 필요한 부품확보자금 마련을 위해 생산비축자금 한도액을 일시적으로 풀어 부품확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D社 및 T社 등이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핵심 부품소재 개발을 위한 R&D자금지원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엔진 핵심부품 개발에 80억원, 해외인증지원에 20억원 등을 편성해 추진한다. 이와 함께 산업부를 통한 첨단 스마트제조공정 지원과 농기평을 통한 대형트랙터 개발과 콤바인 개발과제 등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국회 예산심의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국산농기계의 가격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량확대를 위한 수출지원전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국내에서 수출전략제품 생산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지화 공장진출을 위한 자금지원은 물론 국가간의 ODA사업연계, 정책적 협력체계 구축, 현지 정책사업 연계 등 입체적인 지원체계 마련에 힘을 써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부품공용화, 공동개발 등의 효율적인 지원체계도 고려대상이다.

 

◇ 이제는 지자체가 나서야

농민들은 사용하고 있는 농기계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정 브랜드의 트랙터를 사용하게 되면 같은 브랜드의 콤바인이나 이앙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수익성이 떨어져도 종합형업체들이 콤바인이나 이앙기를 구색상품으로 라인업를 구축하는 이유다. 그러나 업체당 한해 몇 백대에 불과한 콤바인과 이앙기를 판매를 하면서 꾸준한 제품개발과 신제품출시를 지속하는 것을 업체부담이 크다. 이미 일본산 콤바인·이앙기의 시장점유율은 6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콤바인이나 이앙기를 일본산에 내주게 되면 트랙터시장이 잠식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국산을 사용하는 문화조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정부재정을 투입하는 지원사업의 경우, 중앙정부는 WTO, 국제규범의 제약을 많이 받지만 지방정부는 제약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국산화 애용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전북 정읍시의 일본산 농기계 보조사업 배제방침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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