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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신남방정책을 통한 글로벌산업화‘신남방형 농업기계 국제공동연구·실용화추진사업단’ 구성필요

 

 

 

◇ 남상일 (사)한국농업기계학회 정책위원장

‘신남방형 농업기계 국제공동연구·실용화추진사업단’ 구성필요

신남방정책·ODA 사업연계 동남아 현지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필요

동남아적용 농기계개발·정보수집·국가통계 위한 공동연구 선행돼야

 

◇ 글로벌 산업화의 필요성

농기계산업은 대표적으로 글로벌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농업기계는 선진국 뿐 아니라 저개발국, 개발도상국 또는 신흥국 등 경제개발단계에 맞춰 각 지역별로 특성화 된 수요를 갖고 있다. 글로벌 산업화란 단순히 국가 간의 수출규모 확대정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시장의 지역적 수요특성을 연결하고 지역적인 부품 및 제품의 공급망을 글로벌차원에서 체계화함으로써 총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글로벌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사례로서 일본의 K사가 주목된다. 세계 농기계시장은 전세계 곡물재고의 증가와 곡물단가의 하락으로 2014년 이후 2018년까지 심각한 침체기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1위 기업인 미국의 D사는 매출정점을 보인 2013년 대비 2016년의 매출규모가 약 35% 감소하는 극심한 부진을 겪은바 있다. 그러나 일본의 K사는 특이하게도 이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매출 규모를 신장시키고 있다. K사의 이러한 도약의 배경에는 농기계사업의 글로벌화 전략의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 2010년경 K사의 매출구성에서 해외매출 비중은 46% 정도였으나 2017년에는 해외매출 비중이 68%로 늘어난 것에서 성공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서양의 D사는 1차로 인도로의 시장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영역확장에 아직은 적극적이지 않다. 반면 K사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한 후 프랑스를 발판으로 유럽 밭농사지역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어느 경우이든 어떻게 글로벌 운용체제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2020년 추정 시장규모 2000억 달러인 세계 농기계시장에서의 위치와 판도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농기계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전략구도를 형성함으로써 국가수출산업으로서의 역할을 구축하고 국내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 동남아 농기계시장의 특징

세계적으로 농업기계화는 그 지역(국가)의 경제·사회적 요구에 의해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일례로 한국과 일본의 농업기계화는 두 단계로 이뤄졌으며 2차 단계인 트랙터와 콤바인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기계화는 1인당 GDP가 약 3,000달러에 이르렀을 때 진행됐던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랙터와 콤바인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점이 1985년경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농촌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농촌인구가 최대치를 보였던 1966년 대비 25% 감소한 시점이었다. 농촌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었고 GDP 성장률이 7.75%에 달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농업기계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사적 경험은 동남아시아의 농업기계화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림1.> 한국의 도농간 인구 동향

<그림2.> 인도네시아의 도농간 인구 동향

<그림3.> 베트남의 도농간 인구 동향

 

동남아시아의 경제는 세계경제에 WTO체제가 도입된 이후에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의 선도적 발전국가는 태국이다. 대개의 여타 국가들은 태국에서 겪었던 발전과정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으며 세계적인 ICT 기술 생태계의 발전으로 우리나라가 겪었던 경제성장의 과정이 압축해서 진행되도록 하는 특징을 보인다.

동남아시아 경제의 특성상 1인당 GNI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농업기계화가 시작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도시와 농촌의 인구동향 측면에서는 태국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농업기계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인구피라미드의 구조상 수년 이내에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농업기계화에 대한 요구는 수년 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농기계분야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

동남아시아의 농업은 역사적으로도 플란테이션농업(대규모농장)이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상업농적인 특징이 강하다. 벼농사의 경우는 주로 저습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경제작목을 대상으로 하는 플란테이션농업은 주로 고지대의 밭농사지역에서 중,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저습지 벼농사지대의 토양은 우리나라 논토양과는 다르게 진흙성분의 비율이 높아서 일반적인 논작업용 농기계들은 개념설계상의 변화 및 추가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개발상의 요구는 이 지역 농기계시장에서의 경쟁전략 측면에서 향후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밭농사분야는 모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고지대에서는 다양한 밭작물이 재배되고 있으며 과거에는 관개배수의 수단이 없어서 버려져 있던 지역에 자본과 기술이 투자되면서 대규모로 밭농사 지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얀마의 경우는 중앙고원지대에 관개배수시설을 설치하고 대규모로 농업이 개발되고 있는데 중앙고원지대의 넓이는 거의 남한의 면적과 맞먹는 규모다.

동남아시아의 경제작목들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제작목들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고도기술들은 우리나라의 농업기계 분야가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압축 성장을 위하여 ICT기술을 이용한 농업생산의 고도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나라의 농기계산업 분야에 기회가 형성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밭작업용 기계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나, 농산가공용 시스템을 개발하고도 국내 시장규모의 협소성으로 인해 사업화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동남아시아에 전략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정책과제와 성공전략

우리나라의 농기계산업이 동남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 등 정책에 참여해 국가적 정책공조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효율적이며 성과도출에 유리한 방법으로 정책을 수립해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안으로는 연구개발지원과 ODA 자금지원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농기계분야는 트랙터 등 전통적인 농기계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실용화 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농기계분야에서 향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첨단기술의 요소분야들을 상당한 수준에서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 자연환경과 구매자들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체계를 구축하는 단계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이렇게 개발된 농기계와 시스템을 현지 또는 그와 유사한 조건에서 작동을 확인하고 성능을 보증할 수 있는 기반적 자료와 지원시설이 요구된다. 또한 ODA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현지사정을 정확히 분석하고 실효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현지형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농기계분야에서 동남아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정책지원의 수단으로서 ‘신남방형 농업기계 국제공동연구 및 실용화 추진사업단’의 설치가 요구된다. 사업단의 주된 사업분야는 (1)동남아시아 밭농사 및 농산물가공용 농기계 또는 시스템과 이용법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2)동남아시아 논농사용 기계 및 이용법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3)동남아시아 각국의 경제 및 농업과 자연환경에 대한 기술 및 시장 자료수집 및 정보체계 확립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에 대한 추진체계는 원칙적으로 (기업+대학/기관)의 형태로 참여하도록 해 실용화를 위한 추진체계를 확립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에 아직 체계적이고 공개적으로 구축되지 못한 국가통계 및 정보화체계의 미비점을 효율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농기계산업 분야가 글로벌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적이고 경영적인 측면 뿐 아니라 문화 및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보여줄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경영이념과 철학을 갖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선행기업들의 사례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편집부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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