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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농기계산업 글로벌산업화“농기계산업 글로벌산업화로 변모해야”

“농기계산업 글로벌산업화로 변모해야”

수출집약 전략, 2017년 수출액 10억달러로 소기목적 달성…선도기업은 이미 글로벌 경영체제 완성
동남아, 인당 GNI보면 농업기계화 예측 가능…“존디어‧구보다 리버스이노베이션 성공사례 본받아야”
북한, 글로벌전략의 배후시장으로 기대…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시너지 효과 크다
타깃시장 고려…경쟁력 있는 제품‧핵심기능‧킬러콘텐츠, 로컬전략 검토 등 타깃시장 관점에 맞는 접근필요
남상일 (사)한국농업기계학회 정책위원장

우리 농기계산업은 1995년경 수출 가능한 고유모델 트랙터를 독자 개발하고,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국내 농기계시장의 수요 감소를 완화했다. 수출시장 개척은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2017년 농기계수출 10억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같은 기간 농기계 선도기업은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 농기계산업도 수출산업화 전략에서 글로벌산업화를 지향해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농기계산업 혁신포럼서 남상일 (사)한국농업기계학회 정책위원장이 발표한 내용을 정리했다.

◇글로벌화의 KEY ‘동남아시아’

선진국과 신흥국의 인구구조의 차별성은 세계경제 흐름에 강력한 원동력을 제공한다. 선진국의 인구구조는 노령화로 시장의 역동성이 줄고 있지만, 신흥국에서는 급격히 증가하는 노동가능인구로 역동적으로 내수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또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수준과 풍부한 부존자원은 선진국에 강한 투자요인으로 작용된다. UN의 인구예측에 의하면 아시아 인구는 2050년대까지 지속해서 증가하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아프리카는 2100년까지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동향 예측을 통해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축으로 하는 글로벌화 현상은 2050년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화의 진화…존디어‧구보다의 리버스이노베이션 전략

존디어사의 4륜구동형 글로벌 유틸리티 트랙터(자료: 존디어 2017연차보고서)

글로벌화는 크게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Globalization으로 선진국에서 개발된 상품 및 서비스를 그대로 공급하는 형태이다. 2단계는 Global localization으로 해외각지의 시장에 맞춰 상품이나 서비스를 변경해 공급하는 것이다. 3단계는 Local Innovation으로 해외에 연구개발 기능을 두고 현지 시장용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4단계는 Reverse Innovation으로 신흥국에서 개발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것이다. 세계화는 세계 경제의 트렌드에 맞춰 모든 경제 분야에서 글로벌전략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농업기계 분야는 글로벌 전략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분야 중 하나이며, 존디어와 구보다가 서로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전략의 단계에서 Reverse Innovation은 존디어가 인도에서 글로벌 트랙터를 개발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1990년 존디어는 인도에 프로젝트팀을 파견해 2주간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50마력대 트랙터를 수정해 인도시장에 진출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선진국의 관점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후 존디어는 2005년 크리쉬 프로젝트(Krish Project Team)팀을 발족해 예비고객 7000명을 조사했다. 2006년 현지 팀원 위주의 소규모 개발팀을 발족하고 2000여 아이디어 중 125개를 검토했다. 이후 2010년 35마력대 크리쉬 트랙터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크리쉬 트랙터는 출시 4개만에 2505대가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크리쉬 트랙터는 글로벌 유틸리티 트랙터로 설계 및 개발권한을 인도계열사에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산업화 전략은 선진국서 개발하는 것이 아닌 타깃시장에서 구성원과 함께 개발하는 것이다. 타깃시장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생산하고, 이를 수정해 전세계에 공급해야 한다.

구보다는 2007년 태국에 농업기계 및 디젤 엔진공장을 설립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아시아 시장 확대 △태국에서의 트랙터 사업신장 △저가형 제품생산 거점 필요성 △주변생산 환경 및 지정학적 우수성 △아시아에서의 브랜드 확립 등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본의 자동차기업과 오토바이기업 등은 다수가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일본 농림성은 구보다의 비즈니스 전략이 성공하자 수출용 모델의 일부를 국내용으로 전환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수출용 모델을 국내용을 전환하면 가격이 20~30% 저렴해 가격 및 생산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경제 활성화 국가에 글로벌전략 펼쳐야

우리나라와 중국은 2010년 노동가능인구 피크시기였다. 일본은 이미 앞선 1980년대였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의 경우 농동가능인구 피크시기는 2050년대, 베트남은 2040년대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최소 2050년대 이전까지 시장의 역동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에서 지속적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7년도 GDP성장률이 연간 5.3% 이상인 지역은 중국을 위시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동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이다. 글로벌화 전략이란 경제가 활성화된 지역 또는 가까운 미래에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과 연관전략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동남아국가 GDP합계, 세계GDP 8.6%차지

동남아시아는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과정에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가진다. 이미 동남아시아는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서 역할에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하며 차기 세계 공장으로 남아시아와 경합 중이다. 또 동남아국가들의 GDP 합계는 세계 GDP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 합계는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의 4.5%에 해당하지만, 농림수산업의 부가가치 합계는 세계 농림수산업 부가가치의 8.7%를 차지하고 있어 농림수산업 분야의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일본의 농업기계화 시기…인구동향 및 인당 GNI유사

우리나라는 1970년대 전후로 동력경운기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동력경운기는 1970년 중반부터 빠르게 보급속도를 높였지만, 1985년경 트랙터 보급이 확대되면서 빠르게 감소했다. 벼 수확용 농기계 중 자동탈곡기는 1970년 보급되기 시작해 1985년에는 연간 30만대를 공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5년 콤바인 수확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며 빠른 속도로 자동탈곡기를 대체해 나갔다. 일본의 경우 1960년대 고미가 정책 등에 힘입어 농기계 보급이 순조롭게 증가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식량과잉 생산이 사회문제로 제기되자 농기계 보급 속도가 횡보하기 시작했다. 이어 1971년에는 쌀 과잉생산 문제로 제1차 감반정책이 시행됐다. 1972년에는 이상기후 발생으로 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발생했고, 1974년 일본에서 이상기후로 인해 냉해가 발생해 쌀 수확량이 감소하고 일본 국내 쌀값이 32%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로 농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게 됐다. 1972년 일본 농기계 시장에서는 승용형 농기계의 개발붐이 일어났으며, 농기계시장은 트랙터와 콤바인의 시대로 넘어가게 됐다. 1972년 이후 트랙터와 콤바인을 위주로 하는 일본 내 농업기계의 보급은 1990년대까지 지속해서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1972년 일본에서의 농기계 시장상황은 1985년 우리나라에서 동력경운기와 자동탈곡기가 트랙터와 콤바인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발생했던 상황과 유사한 전환점으로 판단된다.

FAOSTAT에서는 1961년 이전의 일본의 인구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1972년경 일본의 도시인구는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1972년의 일본 농촌인구는 1961년 이후 불과 11년 만에 15%급감하고 있었다. 따라서 일본의 1972년 인구동향은 우리나라 1985년의 상황과 유사성이 있다. 1985년 우리나라의 인당 명목 GNI는 2402달러였으며, 일본의 인당 GNI는 2701달러로 비슷하다. 이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농업기계화 과정에서 동력경운기와 자동탈곡기를 위주로 하는 농업기계화에서 트랙터와 콤바인을 위주로 하는 농업기계화로 넘어가는 과정은 인구동향과 인당 GNI측면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 농업기계 산업이 동남아사이에 진출할 경우 사업전략 측면에서 사업적 관련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한 라인업과 영업정책을 결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동남아시아 농업기계화 단계

동남아시아 국가 중, 농업기계화에 가장 선진적인 국가는 태국이다. 일본의 구보다는 이러한 점을 파악해 1980년대부터 장기적인 조사연구와 투자를 이어왔다. 이후 2007년 태국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트랙터, 콤바인 및 디젤엔진 생산공장을 운용중에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과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태국은 1996년 인당 GNI가 2961달러를 기록한 바가 있지만, 이후 외환위기 발생으로 1996년 수준을 회복하는데 10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1996년 태국의 농업기계화 상황은 트랙터가 인기리에 보급됐다. 그러나 당시 자국내 생산기업이 없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소형중고 트랙터를 수입해 보급했다. 그러나 2007년 일본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농업기계를 자체생산한 이후부터는 동남아시아에서 농업기계에 관한 선도지위를 확보해 가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현재 인당 GNI측면에서는 2단계 농업기계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농촌과 도시인구 구성측면에서는 성숙이 부족하다. 태국의 농촌인구는 2000년에 최대였으며, 2017년 2000년 대비 25% 감소한 상황이다. 따라서 2단계 농업기계화가 진행될 수 있는 충반한 여건이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필리핀의 농촌인구는 2017년 현재에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비록 필리핀의 2017년 인당 GNI가 3552달러에 달하지만, 인구구성으로 볼 때 농촌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는 농업기계화에는 장애요인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의 농촌인구는 2013년 최대치에 이르렀고, 2017년 현재 2013년대비 0.4% 감소하는데 그치고 있다. 미얀마의 농촌인구는 2013년 최대치를 보이고 2017년에는 2013년대비 0.4% 감소했다. 아직은 농업기계화 초기단계로 볼 수 있다. 동남아국가의 농업기계화 진행단계를 인당 GNI와 농촌인구 및 도시인구 증감추세로 판단해볼 수 있지만, 유의할 점은 동남아시아 농업은 역사적으로 식민지 기간을 거치며 플랜테이션 농업체계가 뿌리 깊은 전통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동남아시아의 농업은 우리나라와 달리 상대적으로 상업농의 특색이 강하다.

◇북한의 농업기계화 전망

북한의 농업생산을 저해하는 대표적 요인은 관개배수 시설미비, 농촌 노동인력의 부족과 농업기계화 체계 및 비료, 농약, 연료 등의 물자부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농업기계화와 관련해 경지정리 작업은 상당한 정도로 진행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농업기계가 어떤 형태로든지 투입될 수 있다면 농업생산 현장에서 이탈한 농업노동력의 부족을 빠른 시간 내에 보완해 농업생산성을 직접적으로 향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세계 어느 지역이든지 적정 농업기계의 수준을 결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적정 농업기계란 이론적으로 최적 작업이 가능한 정도의 농업기계일 수도 있으며 또는 그 지역의 경제적 상황에 적합하고 그 지역 농업인들이 원하는 수준의 농업기계일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이 작용해 일반적으로는 △경제적 구매가능성에 의한 농업기계가 보급되다가 차츰 경제적 여건이 개성되면서 △농작업의 효율성을 생각한 선택이 이뤄지고 △사회적 자본재로서 더 좋은 농업기계를 선택하는 성향을 보인다. 따라서 남한이 북한에 농업기계를 지원하는 경우는 농작업의 효율성을 생각한 선택이 이뤄진 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북한 농촌의 상황에서 적합한 농업기계 수준은 북한의 경지정리 평균 규모가 50x100m인 점을 고려한다면 50마력대의 저가격 저기능 4륜구동 트랙터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정도급의 트랙터라면 동남아시아에서 중소규모 상업농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농업기계와 거의 동일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북한의 농업기계화와 동남아시아의 농업기계화는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며 이 공통영ㅇ역을 도출해 정책적으로 개발해야 우리 농기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국가적 차원에서 향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내수시장은 고효율과 내구성 등을 필요로 할 것이다. 농업인구 감소로 가구당 경지면적은 넓어지고, 이에 맞는 농기계는 대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공급대수는 줄 것이다. 국내 농기계산업이 글로벌산업화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다.

 

◇타깃시장에 맞는 제품개발이 핵심

인당 GNI/GDP추이 및 농촌인구와 도시인구의 변화추이를 보면 현재 가장 농업기계화가 필요한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다. 북한은 경지정리가 잘되어 있는 반면, 연료보급시스템, 부품공급시스템, 농기계정비인프라가 부족하다. 그러나 북한은 글로벌전략의 배후시장으로 호환성을 연구한다면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국내 농기계산업은 글로벌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타깃시장에 가장 경쟁력이 강한 제품에 대한 연구를 우선 수행해야 한다. 또 경쟁력이 강한 제품도 핵심기능에 대한 선택과 집중, 킬러콘텐츠, 로컬전략 검토가 필요하다.

북한의 관개배수 개발도(자료 : FAO, 2011)

 

김창수  webmaster@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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