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ICT 기반 축산시설분야의 사회문제해결형 R&D 강화

- 이인복 서울대 교수

“스마트 안전축사 위한 ICT 환경조절 필요”

가축질병저감‧생산성향상‧환경친화형 축사개선‧‧‧기획부터 실수요자 참여필요

최근 과기부 주도 R&D 추진‧‧‧사회문제해소 위한 ICT기반기술 접목해 해결

ICT가 도입된 축산농장의 활용모습: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신갑섭 농장주가 한우농장통합관리프로그램을 이용해 집에서 PC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농장의 내부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제어 하고 있는 모습<자료제공=농촌진흥청>

◇ 농업은 4차 산업혁명시대 국가성장동력

역사적으로 국가 간의 전쟁이나 침략의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이 ‘식량’ 혹은 ‘에너지’로 알려져 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농산업은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이자 하나의 국방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농업은 우리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져온 전통산업이자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성장동력이 될 미래산업이다. 그러기에 현재 우리 농업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을 도모하고, 연관산업과 융복합을 통해 부가가치 확대 및 글로벌시장 진출 모색을 추진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자연환경 및 농업생산시설 비중

우리나라 국토면적은 전 세계에서 109번째로 매우 작은 편이며, 여기에서도 약 70% 가까이가 농업을 영위할 수 없는 산악지형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구밀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농지면적은 상대적으로 크게 줄고 있으며, 뚜렷한 4계절로 인해 국내에서는 년중 일보작만이 가능한 실정이다. 동시에 우리나라의 반도 특성상,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자연에너지 및 자연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농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식량 및 곡물자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며, 노지에서의 농사에만 의존해서 국내 식량자급률을 높이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농지이용효율성 향상, 년중 안정된 고품질 농산물생산, 농민의 소득증대, 농촌지역의 경제활성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여 년간의 지속적인 정책추진으로 축사, 온실 등 ‘농업생산시설’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져 왔다. 이로 인해 이미 총 농업생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57%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 농축산생산시설의 환경조절 중요성

축사, 온실 등 농업생산시설을 이용한 농축산생산은 일정면적에서 고밀도 집약농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계절별로 적절한 환경조절과 적절한 에너지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며, 주위에 환경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질병발생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적 생육환경 인자들(온도, 습도, 분진, 가스 등)의 발생‧확산‧분포 등의 주 메커니즘인 공기유동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관행에 의존해 처리할 경우에는 잘못된 환경조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외국 농업선진국의 농업생산성과 비교할 때 우리의 농산물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더욱이 우리 농촌이 당면한 농업인구의 고령화, 농촌 노동력감소, 인건비상승, 가축질병 발생, 에너지비용 상승 등의 여건악화로 우리 농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관행방식의 인위적인 환경조절을 뛰어 넘어 더욱 정밀하게 농업생산시설 내의 적정환경조절을 유지하고 예측하기 위한 IoT‧스마트팜 접근방법 및 기술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 실수요자 중심의 ICT기반 사회문제해결형 연구

최근 우리나라의 정책목표가 ‘경제성장’에서 ‘삶의 질,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과학기술혁신정책의 프레임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서 국민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ICT 기반 사회문제해결형 R&D 접근은 실수요자의 참여를 더욱 높이고 ‘기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과제의 발굴, 기획, 운영‧관리, 평가, 성과활용 등에 있어서, 사회문제의 당사자인 사용자(국민)의 참여와 책임을 더욱 확대하고 민‧산‧학‧연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들의 현장접목 성공률과 공공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참여인력들의 사회적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공급자중심의 정책‧사업에서 벗어나 리빙랩 등 현장에서 최종 수요자들의 연구 참여를 통해 현장적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사회문제해결형 연구가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최종 수요자인 농민 등에 대한 교육과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관련 ICT 기술들의 개발 및 현장적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이를 활용해야 할 농민, 작업자들의 기술 및 지식습득과 경험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수요자 중심의 ICT 기반 사회문제해결형 R&D 접근은 과학기술혁신정책을 더욱 성숙한 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접근을 통한 성공적인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사회 혹은 부처의 통합적인 이해와 융합, 사회혁신조직과 과학기술계의 상호작용 정립, 적절한 평가방법 개발, 관련 법의 개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중복성에 따른 주요 후속연구의 부재, 단발성 연구 남발, 부처간의 협력부재 등도 함께 혁신돼야 할 부분이다.

◇ 축산생산시설의 당면과제 및 연구방향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6대 분야(도시, 교통, 안전, 복지, 환경, 국방)에 대한 사회문제해결형 ICT R&D 강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회문제해결형 ICT 축산관려 연구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축산질병 예방 및 통제관리를 위한 지능정보 ICT 기반의 스마트 안전축사 핵심기술개발’ 과제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연구는 축산생산시설 현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육환경 개선, 생산성향상, 질병발생 저감, 에너지비용 절감, 축사 인근 주변환경에 대한 부하저감, 기후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기술, 기술접목과 활용을 위한 농민교육 등 통합적인 해결방안 도출과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기획단계부터 현장 실수요자인 농업인의 참여와 다부처, 민‧산‧학‧연이 모두 참여해 현장적용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지능정보 ICT 기반기술이 축산시설분야의 사회문제해결에 다소마나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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