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농기계교류협력 기초연구 ‘산넘어 산’

정부부처 연구비 예산편성 전무‧‧‧기본 DB조차 없어 손도 못대

산‧학‧관‧연 참여 하도록 국책연구기관 지정 과제편성 서둘러야

남북 농기계교류협력 준비를 위한 학계와 민간차원의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정작 정부부처에는 이와 관련한 연구사업편성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소관부처인 농식품부에는 농기계교류협력과 관련한 사업편성이나 연구사업 추진계획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농업정책과에 남북협력계가 구성되어 있지만 통일부와의 연결창구 역할기능만 할 뿐 농기계교류협력과 관련한 사업항목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기금 심사를 위한 개발지원협력과와 경협을 위한 남북경협과 조직이 구성되어 있지만 농기계교류협력을 위한 기초연구나 연구사업은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부서의 사업항목이 없다보니 예산편성이 이뤄지지 않아 산하기관인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촌진흥청, 한국농어촌공사 등의 국책연구기관들도 남북농기계교류협력과 관련한 기초조사나 연구사업에서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글로벌협력연구본부내 통상‧동북아연구센터에서 유일하게 북한농업 관련한 기초연구가 일부 진행된 적이 있지만 이마저도 14년전의 자료로 지금 실정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문제는 남북 농기계교류협력과 관련한 기초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북 지원협력이나 경협추진 정책마련이 쉽지 않고 사업추진이 늦어질 경우 북한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거나 북한시장 개방과 함께 중국이나 일본, 미국 등에 북한 농기계시장을 선점 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 농기계시장에 대한 정보부재는 학계나 조합, 민간단체의 북한시장에 대한 접근방법에도 혼선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북한을 아직도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국 쯤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농기계조합은 자체 T/F조직을 구성하고, 학계는 별도의 위원회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책과제로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다보니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용범 원광대 석좌교수는 “신뢰성 있는 북한 농업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산‧학‧관‧연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사업 지원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신속하게 정책사업 마련을 통해 북한농업을 대규모로 연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상진  jsj@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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