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고령화의 심화와 농촌일손부족 등으로 농축산기계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 정밀농업기계 등을 통한 미래농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첨단 농축산기계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농축산기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보기 위해,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의 도움을 받아 연간기획으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농축산기계의 연구개발동향과 현장적응효과를 살펴본다.

젖소 슬러리분뇨 고액분리기를 개발로 축산농가의 경비절감에 앞장서고 있는 유병기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연구사

마모방지용 특수도금 스크류오거 개발로 내구성 향상

젖소분뇨 함수률 낮춰 50두 年 2400만원 톱밥 절감

◇ 스크레이퍼가 설치된 프리스톨 착유우사의 슬러리 분뇨처리 문제

2012년 가축분뇨의 해양배출 전면금지 후 가축분뇨의 퇴비화 및 액비화에 대한 기술개발이 광범위하게 연구개발되어 왔다. 돼지분뇨의 경우 슬러리 분뇨의 고액분리 후 고형 분은 퇴비화, 액은 액비화하는 기술이 10여년 전부터 정착됐다. 그러나 소는 풀사료를 먹는 관계로 분뇨의 특성이 돼지와는 달라, 톱밥이나 왕겨를 수분조절용 깔개로 까는 깔짚우사가 대부분을 차지해왔다.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착유우의 경우는 한우나 비육우에 비해 분뇨발생량이 많다. 따라서 수분조절재용 깔개로 사용되는 톱밥이나 왕겨의 사용량이 많고 그 구입비용이 농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낙농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수분조절재용 깔개가 필요없거나 매우 적게 필요한 프리스톨 우사에서 젖소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분뇨는 스크레이퍼로 수거해 고액분리 후 고형분은 퇴비화액은 액비화하는 경우가 보편화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프리스톨 우사를 설치한 농가의 경우에는 스크레이퍼로 수거한 분뇨를 고액 분리할 적당한 기계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구미의 고액분리기를 수입해 사용하는 경우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1~2년에 한번씩 마모된 스크루오거를 보수하기 위해 기계를 분해해 유럽으로 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국내에서 양돈용으로 사용되는 고액분리기는 작업성능이 매우 떨어질 뿐 아니라 젖소에 사용하면 며칠이 못되어 오거가 마모돼 사용하지 못하게 되므로 적당한 고액 분리방법이 없었다. 고액분리를 하지 않고 분뇨를 톱밥과 같은 수분조절재를 사용해 함수율을 조절해 퇴비화하는 경우에는 뇨까지 섞여 있어서 매우 많은 수분조절재가 필요하다.

일부 농가의 경우 수분조절재로 사용되는 톱밥가격이 부담되어 필요한 만큼 충분히 톱밥을 섞지 않아 호기발효가 되지 않은 분뇨를 포장에 무단 살포해 악취문제로 민원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스크레이퍼가 설치되어 있는 프리스톨 유우사용 젖소분뇨 고액분리기개발이 요구됐다. 

◇  젖소분뇨 고액분리기술 해결과제

젖소분뇨 고액분리기가 개발이 어려웠던 이유는 소가 풀사료를 먹기 때문이다. 고액분리된 젖소분뇨 고형분의 함수율이 수분조절 없이 야적해도 호기발효될 정도가 되도록 고액분리가 돼야 수분조절재가격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고액분리방식에는 고속데칸타방식과 스크루압착식 방식이 있다. 그런데 고속데칸타방식은 가격이 비싸고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주로 젖소분뇨 고액분리에는 스크루압착식 방식을 사용한다. 스크루압착식 방식은 아래 그림과 같이 거름망 내부를 스크루오거가 돌면서 분뇨를 압착해 거름망틈으로 액을 밀어내어 고액분리하는 방식이다.

스크류압착식 고액분리기 원리

섬유질이 많고 점도가 높은 젖소분뇨를 잘 고액분리하기 위해서는 스크루오거와 거름망의 간 격이 높은 정밀도가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소가 풀사료를 먹을 때 섞여 들어가는 흙가루 성분 중 하나인 이산화규소 성분은 금속을 쉽게 마모시키는 특성이 있다. 이 성분은 기존의 양돈용으로 사용됐던 고액분리기의 스크루오거를 불과 며칠 만에 마모시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도를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젖소분뇨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산화규소에 마모되지 않도록 특수도금이 필요했다.

젖소분뇨 고액분리기 시험장면

◇ 개발된 젖소분뇨 고액분리기의 특징

이번에 개발된 고액분리기는 스크린 내부에 스크루가 돌아가며 분뇨를 압착해 탈수하는 스크루압착식 구조다. 스크루를 2중으로 설계하고 타공망 스크린 대신 정밀하게 구성된 웻지와이어스크린을 사용해 고액분리 효율을 높이고, 스크루오거의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스크루오거의 오거 마찰면에 특수도금을 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고액분리기를 이용하면 함수율 85%의 젖소분뇨 2.5톤을 1시간 만에 함수율 77%의 고형분과 91%의 액체로 분리할 수 있었다. 또한 착유우 50마리 기준의 농가에서 톱밥 대신 고액분리기를 사용하면 수분조절재용 톱밥 값을 연간 2,4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을 특허출원해 전문생산업체에 기술이전했으며, 올해 농가현장접목연구 후 농가에 보급되면 슬러리 젖소분 뇨처리로 고생하던 프리스톨우사를 가진 젖소농가들의 분뇨처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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