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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북전문가 이용범 원광대학교 석좌교수“교류협력 앞서 정책사업 항목추가부터”

협동농장 이익으로 자발적 농기계 구입하는 선순환구조 필요
정부, 관련예산항목 전무…기초연구 위한 예산배정 서둘러야

이용범 원광대학교 석좌교수

남북 화해무드의 바람을 타고 남북교류협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비핵화 합의에 따른 종전선언이 늦어지면서 현재 정부차원의 농업분야 대북 로드맵은 윤곽조차 나오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북교류협력사업은 농업기반시설부터 인력·기술·교육·경제 등 다양한 농업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초연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북교류협력에 앞서 사전에 미리 검토되어야 할 환경변수와 농산업 경협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은 무엇이 있는지 100회 이상 농업기술지도를 위해 북한현지를 다녀온 이용범 원광대학교 석좌교수를 통해 들어봤다.

◇지난 8.15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경협효과가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농기계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남북경협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북한경제가 선순환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북한 전체인구의 34.8%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인력이 대거 공업분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농업 실상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구조다. 북한 농촌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농업기계화가 이뤄져야만 한다. 따라서 북한경제의 개혁개방 전제에는 농업기계화가 먼저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북한당국도 잘 알고 있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은 우선 두 가지 형태로 추진될 것이다. 초기에는 우리 농기계를 북한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다가 북한에 농기계공장을 차려 북한에 필요한 농기계를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대북제재만 풀리면 북한에 공장을 짓는 것은 어렵지 않다. 북한도 공장건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돈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와 기타 인적지원 등을 고려할 것이다. 우리가 들어가 공장을 건립해 농기계를 생산하게 되면 초기에는 남한이나 북한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협동농장이 자체적인 이윤을 가지고 돌아가게 되면 협동농장과 자율적인 거래를 통해 농기계 공급이 이뤄질 것이다. 적어도 5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북한내에서 자유롭게 남한 농기계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이 개성공단처럼 중단될 가능성은

현재의 대북문제는 남북간만의 문제가 아닌 미·중 등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만 되면 개성공단처럼 중단될 가능성은 적다. 제재국면만 풀린다면 당장 금강산과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고, 다른 지역도 빠른 속도로 열리게 될 것이다. 인프라 부분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북한진출을 계획한다면 어차피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남한에서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개성공단과 달리 북한 다른 지역의 농공단지 등은 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경기북부에 농공단지를 구축해 북한 근로자가 출퇴근 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북한은 개성보다 위쪽에 남한기업 진출을 희망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적인 여력을 감한할 때 북한내의 농기계판매는

고난의 행군시절과 달리 지금 북한의 식량자급률은 90%를 넘는다. 최근에는 과수·원예 등의 생산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북한의 농업은 인력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 생산성이 남한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벼는 75%, 옥수수 80%, 채소 36%, 과수 51% 수준이지만 비료·농약·비닐·농기계 등이 공급되면 생산성이 남한의 90%까지 따라올 것이다.
북한은 이미 협동농장의 자율경영제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협동농장의 작업분조를 폐지하고 가족단위경영을 적용해 가족 1인당 1000평의 땅을 배분해주고 농업소득의 40%는 국가귀속, 60%는 개인소득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결국 이윤이 남아야 농기계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경협의 핵심은 북한농민의 농업소득을 어떻게 높이는 가에 맞춰져야 한다. 또한 북한에는 대도시 인근의 상설매장과 함께 전국적으로 약 400~500여개의 공식적인 장마당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농기계 거래는 장마당이 아닌 도·군단위 농기구사업소를 통한 협동농장과 거래가 이뤄질 것이다. 가족단위경영을 통한 독립경영을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에 이윤이 난다면 북한농민의 농기계 직접구입도 늘어날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동북3성, 러시아 연해주와도 인접해 있다

북한내에 농기계생산기지를 통한 동북3성, 연해주로의 농기계수출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가격경쟁력에서 중국제품에 밀릴 뿐만 아니라 그쪽 지역 농민들은 중국산 저가제품에 익숙해 수입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북한개방과 함께 중국산 저가제품들의 북한농촌 선점을 우려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이 더 시급하다. 5년간은 북한에 투자한다 생각하고 남한 농기계에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은 빠른 속도로 남한 영농기술을 따라올 것이기 때문에 남한 농기계에 익숙한 협동농장은 이윤이 남는다면 남한 농기계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북한내에 농산물생산단지 조성을 통한 대외교역은 조금 더 복잡하다. 동북3성의 농산물 가격은 남한의 10분의 1 또는 5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농산물을 생산해 동북3성이나 연해주로 수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남한으로 농산물을 들여오는 부분도 가격폭락을 우려한 남한 영농단체들의 반대에 부딪쳐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한에서 농산물을 가공해서 들여오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이와 함께 파프리카·딸기·토마토 등의 수출전략품목은 북한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정부와 민간차원의 로드맵 우선순위는

기업차원의 대북사업을 정부에서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 소관부처에는 이를 추진하고 담당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결국 조합·학회 등이 주가 되어 추진하고 정부가 보조해 주는 형태가 좋을 것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북한관련 농기자재와 관련한 기초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식품부에서 북한관련 사업항목부터 마련해야 한다. 농식품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에서는 이와 관련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연구과제를 통한 DB구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어촌공사도 북한관련 연구를 병행해야 하지만 연구비가 없어 추진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농업에 대한 정책마련에 앞서 북한농업을 이해하고 기초정보가 모아질 수 있도록 정책사업 항목추가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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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범 교수
△원광대학교 농식품융합대 원예산업부 교수 △국제민간단체 월드비전 농업연구소장 △씨감자 북한공급 및 기술지도, 북한형 온실모델 개발지원 △북한 원예시설에 대한 통일부 다수의 연구수행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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