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현실 반영한 정책 마련해야”

판매촉진 위한 법안, 지역침범 등 대리점간 출혈경쟁 야기

제조사, 유통혼란 알고도 눈감아…성급 접근아닌 근본 해결필요

“농업기계화촉진법은 농업기계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고 효율적이고 안전한 이용 등을 도모함으로써 농업의 생산성향상과 경영개선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법에 따르면 농업기계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대리점이 인근지역에 없는 경우 사후봉사업소 지정을 인접시군에도 할 수 있도록 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불필요한 과당경쟁이 야기되고 유통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LS‧아세아농업기계 상주대리점 박동준 대표는 이같이 주장하며 “농업기계 판매촉진을 위해 법규정을 완화한 것이 되려 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법안은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 설립 전 개정돼 유통현실을 반영하지 못함은 물론, 최근 농업기계 현실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농업기계 제조사는 지역별로 대리점계약을 맺고 있다. 계약을 맺은 대리점은 지역내에서만 판매가 허용된다. 농업기계화촉진법과 상충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농업기계 대리점은 지역침범 등의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대리점과 개인사업자간 유통문제도 꼬집었다. 농업기계지원사업의 경우 대리점은 농업기계 제조사와 계약 및 사후봉사지정을 받아 해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리점 계약을 맺지 않은 개인사업자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사후봉사지정을 받아 인근 농협에서 농업기계를 구입해 일반판매 및 보조금도 청구하고 있다. 사후봉사를 위해 직원을 고용해 임금을 지급하는 애꿎은 대리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이에 대해 농업기계 제조사에서도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느 대리점이나 개인사업자든 간에 농업기계를 팔아 매출을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역침범 등의 문제로 대리점간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농업기계 제조사는 강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면서 “지역마다 농업기계 제조사와 정식계약을 맺은 대리점이 있는 만큼 판매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농업인이 농업기계 제조사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서 구매하면 대리점 및 개인사업자간 출혈경쟁할 필요 없이 시장정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 대표는 “이 같은 사안은 유통조합과 농업기계 제조사간 풀어야 할 숙제”라며 “성급한 결과도출보다는 여유 있게 사안을 지켜보고 판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농업기계유통만의 문제가 아닌 농업기계 산업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유통인이 당당히 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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