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처리시설 기준강화로 축산환경기계 중요성 확대

고효율·저비용 기술개발 및 운영기술 표준화 작업필요

곽정훈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 축산환경 실태 및 수요기술

우리나라 축산업은 19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왔으며,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축산업은 농업생산액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축산업이 우리농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축산업의 현실은 FTA 체결 등 개방화에 따른 축산물 수입증가와 가축분뇨에 의한 민원발생, 무허가축사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가축분뇨의 부적정 처리로 인한 악취민원이 2013년 4302건에서 2015년 9914건으로 매년 15%씩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가축사육 거리제한 등 규제강화 및 지역주민의 민원증가는 FTA 등에 대비해 생산성향상과 생산비절감 등을 위한 축산농가의 시설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환경부의 가축분뇨법 개정으로 농장에서 자가생산해 이용하고 있는 퇴·액비의 성분(2017년) 및 정화처리 농가의 경우 강화된 방류수 수질기준(2019년)을 적용할 예정이며, 축산농가에서 설치해 운영 중인 가축분뇨처리시설에 대한 일제점검도 실시될 예정이어서 우리 축산농가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위기(危機)가 곧 기회(機會)라는 말이 있듯이 축산농가에 부딪친 현실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축산환경기계(시설)의 개발 및 보급이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

우리 축산업이 친환경축산으로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축산환경기계(시설)의 개발·보급이 필요하다. 환경보전(가축분뇨처리, 악취방지), 자원순환(퇴·액비 농경지 환원), 가축건강(동물복지), 경관보전(환경개선 및 아름다운 농장), 경영관리(기록관리) 등의 친환경축산 요소를 기본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 축산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축산시설현대화 및 가축분뇨처리시설 지원 등을 통한 축산환경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안정적인 가축분뇨 처리기반 구축을 위해 △가축분뇨 통합처리 체계구축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규모화 및 광역화 △신속한 가축분뇨 수거시스템 구축 △광역축산 악취개선사업 추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모델 창출 및 성과확산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축산환경기계(시설)의 기술동향 

축산환경기계는 크게 가축분뇨처리시설에 활용되고 있는 가축분뇨 퇴비화·액비화·정화처리 및 바이오가스 시설 등과 최근 축산업에 이슈가 되고 있는 축산냄새(악취)저감시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축분냄새(악취) 저감용 바이오필터

가축분뇨 자원화를 위한 대규모 액비화시설

축산환경기계와 관련해 최근활발한 발전을 이루게 된 계기는 크게 ‘가축분뇨처리시설·관련기술평가’와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지원공정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면서 부터다.

특히 가축분뇨처리시설·관련기술평가는 2006년부터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법률’ 제43조에 근거해 진행돼 왔다. 2008년부터는 농촌진흥청(RDA)에서 학계, 연구소 및 산업계를 망라한 관련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가축분뇨 처리시설 및 관련기술평가 전문위원회를 설치해 업체에서 평가 의뢰한 가축분뇨처리시설 및 관련기술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를 실시했다. 2015년부터는 축산환경관리원에서 서류적격성 심사 → PT 평가 → 현장실사의 과정으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가축분뇨처리시설 및 관련기술의 평가’ 목적은 퇴비화, 액비화, 정화, 에너지화 등 가축분뇨 처리시설 및 관련기술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로 하여금 기술력, 현장적용성, 경제성 등을 평가토록 해 축산농가와 관련기술 수요자가 우수 처리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가축분뇨 처리시설 설치업체의 완벽시공 및 지속적인 사후관리 여건을 조성해 가축분뇨 처리시설 및 관련기술 효율을 증진하는데 있다. 이 평가에 참여가 가능한 업체는 가축분뇨법에 의한 설계시공업 면허가 있는 것을 기본조건으로 하고 있다. 

가축분뇨처리시설 및 관련기술 평가에 통과된 업체에 한해 처리시설의 전체 개요, 흐름도, 특징, 설치농장, 공정별 물질수지, 성분분석, 시설비 및 처리비용, 처리시설 도입시 유의사항, 처리시설의 장단점, 전문가 현장평가의견서 등의 내용이 수록된 책자를 발간해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축산관련 공무원 및 업체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2007년부터 농식품부에서 정책사업으로 추진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에 시공업체로 지원한 업체에 대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82개 업체/93개 시설, 2013년(85/97), 2014년(92/105), 2015년(95/108) 등 해마다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가축분뇨 퇴·액비화 및 축산냄새(악취) 저감시설에 대한 기술수준이 급격하게 발전해 왔다. 

이렇게 가축분뇨처리시설 및 관련기술 책자가 발간돼 제공됨으로써 축산농가 및 가축분뇨처리시설 수요자가 가축분뇨처리시설을 선택하고 유용하게 운영함과 동시에 가축분뇨처리시설 생산업체의 기술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축산농가 및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에 설치된 축산냄새(악취)저감시설의 운영비용 과다소요 등으로 인해 일부지역에서 정상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축산환경기계 향후 과제

가축분뇨 처리시설 및 축산냄새(악취) 저감시설과 관련한 축산환경기계의 개발은 우리나라 축산업이 친환경축산업으로 정착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조건이다. 

물론 2006년부터 시작된 ‘가축분뇨처리시설 및 관련기술 평가사업’이 우리나라의 축산환경 관련기술의 발전을 가져오게 된 계기가 되고 있으나, 앞으로도 축산환경기계(시설)산업은 우리나라 친환경축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가축분뇨처리시설 및 축산냄새 저감시설의 공법개발과 함께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가축분뇨처리시설·
축산냄새(악취)저감시설의 고효율·저비용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운영기술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산업계·학계·연구기관 및 축산농가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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