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운반차 개발경험 응집…사료급이기 출시

올해 기술력 앞세워 실효성 높은 제품개발 예정

“다양한 제품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개발을 지속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제품이라면 농가나 축 가에서 편리하게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농업인이 만족할 만 한 제품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공들인 제품도 예상과 달리 냉담한 반응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정말 좋은 제품이라고 감사인사를 받을 때는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개발은 지금의 청호산업이 있기까지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호산업 조성민 대표는 회사설립 전, 전자 및 자동차부품을 개발·공급한 이색이력을 가졌다. 주위에서도 조 대표의 기술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줄 정도였다. 그런 그가 농축산업에 몸담게 되 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 조 대표가 처음 선택한 제품은 컨베이어였다.

“오래전 컨베이어는 무겁고 녹에 취약해 이동·내구성이 떨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활용성이 낮 았습니다. 컨베이어가 없는 농업인은 직접 과수 상자 등을 옮겨야 했기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농업인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청호산업의 컨베이어는 현재 알루미늄 초경량 들머리형 포터블과 신축형 롤러, 저상형 포터블, 표준형 포터블, 자유형 포터블, 전후 높낮이 조절형, 상차용 엔진동력 벨트, AC/ DC겸용 컨베이어 등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컨베이어는 단순한 구조로 생각하지만, 작업환경에 따라 사용용도가 달라지기에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는 게 조 대표의 이야기다. 특히 많은 농업인에게 사용되고 있는 알루미늄 초경량 들머리형 포터블 컨베이어는 프레임을 알루미늄 소재로 개발해 타제품보다 가볍고 좁은 공간에서도 이동이 쉽다. 높낮이 조절은 윈치식 수동조작으로 한 손으로도 작동하기 쉽고, 앞쪽에 들머리형 보조 컨베이어가 탑재돼 상하차 작업에 적합하다.

조 대표는 컨베이어가 농업인에게 큰 호응을 얻자 새로운 개발에 나섰다. 기존 전자 및 부품개발 경력을 바탕으로 전동운반차를 개발한 것이다. 수확한 농작물을 컨베이어로 옮겨 전동운반차에 싣고 이동한다면 농업인에게 더할 나위 없이 편한 작업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말을 빌리면 원스톱 솔루션이었다. 그러나 조 대표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제품성능이 아닌 혼잡한 시장상황이 문제였다. 당시 한껏 치열해진 전동운반차 시장은 비용측면서 가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할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조 대표는 말한다. 그러나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사료급이기였다. 사료급이기 내부에 들어가는 컨베이어와 하부에 사용되는 장치는 지금의 조 대표가 있도록 한 자신 있는 기술이었다. 이어 조 대표는 개발에 착수하고 기존 컨베이어와 전동운반차 기술을 융합해 사료급이기 한우사랑-2000/3000을 완성했다.

‘한우사랑-2000’은 속도조절 급이방식으로 급이량을 자유롭게 조절가능하고, 양방향 배출로 전후진급이가 가능하다. 또 급이호퍼 적재용적이 1.6㎥로 TMR ·TMF 사료급이에 적합하다는 게 조 대표의 이야기다. 특히 내리막에서 속도감속을 위한 전자식 브레이크가 탑재됐고, 소음이 적고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축사에 적합하다.

‘한우사랑-3000’은 스크루 속도조절 급이방식으로 급이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배출구가 2곳으로 2종류의 사료를 동시에 급이할 수 있다. 노동력과 사료비 원가절감에 우수하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또 정량 계량장치를 탑 재해 일정한 양을 급이할 수 있다.

조 대표는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닌 농업인이 실제 사용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기존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효성 높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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