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동물복지형 축산이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우리나라를 휩쓸고 갔다. 전국의 사육 닭 35%가 도살 처분됐고, 피해액도 1조2천억원에 달했다. 기존 케이지식 밀집사육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 같은 영향으로 양계 시설현대화 사업과 지원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동물복지형 축산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주)건지 곽춘옥 대표(사진)는 동물복지형 축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난 2008년 고상식축사 발명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고상식계사에도 빠르게 접목했다.

“기존 평사는 대개 왕겨와 톱밥 등의 깔짚으로 구성됩니다. 닭이 계분과 깔짚이 혼합된 환경에서 출하될 때까지 사육되는 것입니다. 위생적이지 않는 환경에서 사육되다 보니 질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고상식계사는 바닥에서 60cm정도 위에 슬랫을 설치해 계분이 밑으로 떨어집니다. 떨어진 계분은 계분처리장치로 수시로 외부에 배출해 닭들을 깨끗한 환경에서 키울 수 있습니다.”

곽 대표는 고상식계사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닭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고상식계사를 도입한 충남 서천군 판교면에 위치한 판교농장은 상층부로 인입된 공기가 계사 내 상층부의 따뜻한 공기와 혼합돼 닭에게 배분되고, 계사 내 유해가스를 배기용 환풍기를 통해 밖으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호흡기성 질병을 막을 수 있었다. 특히 슬랫 위에서 사육하는 고상식계사 특성상 평사대비 질병 발생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것이 곽 대표의 설명이다.

고상식계사는 스크래퍼나 슬랫 등의 설치로 인해 기존 평사보다 설비비용이 비싸다. 양계농가에게 비용측면서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서 생산비 등을 고려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게 곽 대표의 이야기다. 또한 곽 대표는 경쟁력있는 기술개발과 동시에 선진화된 축산자동화 기계를 보급하기 위해 복지형 난상을 최초로 개발한 벤코메틱의 제품을 독점 수입·유통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선 케이지식 밀집사육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현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에선 복지형 케이지 보급이 늘고 있습니다. (주)건지가 유통하는 벤코메틱의 복지형 케이지는 일반 평사대비 2배 이상의 넓은 환경에서 닭들을 자유롭게 풀어 키울 수 있는 장점을 가집니다.”

최근 정부는 복지축산을 위해 케이지의 높이 및 폭 제한을 두고 있다. 발빠른 양계농가는 복지형 난상을 설치해 신선한 계란을 유통업체에 공급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50원짜리 계란을 500원에 팔고 있다고 하면 믿지 않겠지만 사실입니다. 벤코메틱의 난상을 설치한 한 양계농가는 대형 유통업체에 이 같은 조건으로 계란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양계농가는 인티업체에 잡혀 기존 해오던 방식으로 닭을 사육·유통하는 실정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아직 다수의 양계농가는 기존 사육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만의 사육방식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져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곽 대표는 양계농가가 협회나 박람회 등을 통해 최신기술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자신도 업체를 운영하지만, 해당 정보도 없이 설비업체에 위임하면 실효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계농가가 처한 환경은 저마다 다릅니다. 단기 혹은 장기적으로 운영할지에 따라 설비도 변경됩니다. 많은 정보의 취득 및 습득을 통해 자신에 맞는 축사환경을 고민하길 바랍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다르고, 그만큼 설비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곽 대표는 올해 동물복지형 축산의 원년이라 판단하고, 고상식계사와 벤코난상 등을 양돈농가에 보급해 농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김창수 기자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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